오인순-서귀포시 청정축산과

 

내가 근무하는 부서에는 친절함이 몸에 배인 주무관 몇 명이 있다. 민원인이 사무실에 들어올 때마다 무조건 인사하고 “어떻게 방문하셨습니까?”를 무한 반복한다. 기계적이지만 몸에 배인 친절을 행하는 직원들이다.
또 그들이 민원인과 전화 통화를 할 때는 목소리가 커지거나 제주어(사투리)로 안내하기도 한다. 나이드신 농가분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설명하다 보면 당연히 큰 소리로 열정을 가득담아 답변을 해 드린다. 맞춤형 친절은 열정이다. 
고객이 원하는 민원사항에 대해 규정상 처리하기 어려울 때 민원인은 거칠게 항의하거나 욕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에는 차라리 로봇처럼 감정 상할 일 없이 기계적으로 답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해본다. 옆에서 지켜보는 내가 더 긴장되고 흥분된다. 
하지만 그 친절한 주무관들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다시 안내를 한다. 그럴 땐 또 쿨(냉정)하다.
그 주무관들이 흥분한 민원인과 함께 덩달아 흥분하지 않고 다시 침착하게 안내를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그 것은 바로 내공이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런 상황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민원을 상대해보거나 해결해 본 경험이 있으며 더욱이 관련 규정과 예외 조항들을 충분히 숙지한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그러기에 공평하고 침착하게 민원 안내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많이 알면 알수록 공정해지고 냉정해진다. 
다시 공정은 청렴함과도 연결된다. 같은 사안에 대해 차별하지 않고 같은 행정처분을 하거나 인허가를 하는 것이 공정한 것이고 청렴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친절한 주무관들은 전문적이며 공정하고 청렴하다. 
그들의 열정과 냉정을 배워야겠다. 책상위 거울을 다시 보면서 웃는 연습을 하고, 옆 직원들에게 한번 스마일~ 표정을 짓자. 
내부 직원들에게 우선 친절해져서 찾아온 외부 고객들에게도 몸에 베인 친절을 베풀수 있도록. 큰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 아닌 평소의 행동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맡은 업무의 관련 지침과 여러 상황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서 침착하고 냉정한 전문가가 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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