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싶은제주 12. 에필로그
산남지역 선호 현상 뚜렷…산북과 불균형 해소 방안 부각
‘이주 실패사례’ 공공연히 회자돼 부정 이미지도 큰 부담

제주매일 대회의실에서 지난 10월4일 ‘열린 살고싶은 제주 홍보프로젝트 2기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5팀이 ‘한달살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제주매일 대회의실에서 지난 10월4일 ‘열린 살고싶은 제주 홍보프로젝트 2기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5팀이 ‘한달살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제주매일은 제주도의 ‘살고 싶은 제주’ 홍보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1년 부터 해마다 제주 한달살이 체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과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제주의 정주여건을 국내에 직접 알려 정주 인구 100만명이 달성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올해에도 제주로 이주를 희망하는 국내 다른 지역 주민에게 한 달간 체류의 기회를 제공해 이주 성공률을 높이는 한편 제주를 국내 다른 지방에 적극 홍보하는데 주력했다.

지난 6월30일부터 사흘동안 서울 양재동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센터에서 열렸던 ‘2023 귀어귀촌 박람회’에 부스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사업을 시작했다.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한국어촌어항공단, 귀어귀촌종합센터가 주관한 ‘2023 귀어귀촌 박람회’에서 단연 인기를 끈 것은 제주매일이 마련한 제주도 홍보 부스였다. 전국 59개 기관·단체가 총 220개 부스를 개설해 도시민에 대한 ‘유치전’을 벌였는데 제주매일과 구좌마을여행사협동조합이 운영한 ‘살고 싶은 제주’ 홍보관은 참관객들로 붐볐다. 제주매일이 살고싶은 제주 프로젝트의 홍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제주 한달살이’ 신청자 중 선발된 10팀에게 팀당 100만원씩 지원하는데다 이주 고민상담 등을 병행하면서 참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가 주최해 지난 6월30일부터 사흘간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2023 귀어귀촌 박람회’에 제주매일이 마련한 홍보 부스에 참관객들이 붐볐다.
해양수산부가 주최해 지난 6월30일부터 사흘간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2023 귀어귀촌 박람회’에 제주매일이 마련한 홍보 부스에 참관객들이 붐볐다.

이 계획에 따라 상·하반기로 나눠 5팀씩 제주에서 한달살이를 진행했고, 그 성과물들을 피드백 받아서 향후 ‘살고 싶은 제주’ 홍보사업에 활용하도록 자료로 남겨놓는 일도 빼놓지 않고 있다.

지면을 통해서도 제주에서 한달살이를 한 도시민을 대상으로 인터뷰 한 내용을 게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의 사업과정에서 느낀 점은 제주의 귀농·귀어·귀촌프로그램을 통해 정착을 희망하는 인원이 늘어나고 있으나 제주의 문화나 정책의 장벽이 여전히 높아 일반 도시민들이 접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제주로 이주했던 사람들의 실패 사례가 일부 언론이나 SNS 등을 통해 많이 노출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러나 기존 제주도민과는 달리 제주시 선호현상 보다는 서귀포시나 농어촌지역으로 이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도시민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어서 신선했다.

이들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정보제공을 통해 제주 이주를 유도할 경우 가뜩이나 인구소멸위기를 겪고 있는 산남지역 농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앞으로는 제주에 이주해 성공한 사례를 보다 많이 데이터화하고, 이를 모델화 함으로써 실패를 우려하는 이주희망 도시민들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제주도는 일자리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도시민들이 이주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주거와 일자리문제도 구체적으로 비전을 제시해 줄 필요성도 제기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간 지역불균형 발전 해소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이주민을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이 나온다.

하지만 도내 농·어촌으로 정착하려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실제 농촌이나 어촌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등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한달살기 체험에 참가했던 한 참가자는 “최근들어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2030에 대한 권고사직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로 내려오려는 젊은이들이 주위에 많지만 이들을 유입하려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제주의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젊은 MZ세대의 제주유입을 위한 과감한 정책실험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살기좋은 제주 홍보프로젝트를 통해 귀농이나 귀어, 귀촌을 통한 제주에 정착하려는 내국인이 늘어나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저출산과 인구고령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도내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길임을 확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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