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우-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팀장

 

귤림추색(橘林秋色). 영주십경 중 제주 가을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말이다. 
이맘때 제주는 어디에서나 황금빛 물결이 출렁이며 감귤을 수확하는 농부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30여 년 전 제주를 떠나 전라북도에 있는 대학에 진학 후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 아주머니 한분이 내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혹시 황달이 아니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무심코 넘어갔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감귤을 많이 먹어 손이 노랗게 변해 오해할 만도 했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손이 노랗게 변한 사람은 감귤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감귤은 도내 제1소득원으로 1970~80년대는 감귤나무 두 그루만 있어도 자식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다고 해서 ‘대학나무’라고 불렸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바나나·오렌지 등 수입과일과의 경쟁, 딸기·사과 등 국내산 과일과의 경쟁, 그리고 2000년 전후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간벌, 품종갱신, 토양피복재배 등 다양한 기술을 투입하며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있다. 그 노력의 결실은 2021년 산, 2022년 산 감귤 조수입 1조 원 달성으로 돌아왔다. 
감귤은 국민과일 명성에 맞게 제주농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2023년 산 노지 온주밀감 경락가격이 연일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26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출하 초기 높은 당도로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가 늘었고 도매시장 반입량 감소, 육지부 주요 과일인 사과, 배, 단감 등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씨가 없고 먹기 편한 온주밀감을 찾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12월 1일은 ‘감귤데이’이다. 제주감귤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겨울철(12월) 1등 과일, 당도 12브릭스 산도 1% 미만의 고품질 감귤’이라는 의미를 담아 12월 중순까지 풍성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와 함께 ‘감귤로 빛나는 제주, 다함께 미래로’를 주제로 2023년 제주감귤박람회가 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5일간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개최된다. 감귤산업의 현재와 미래, 온·오프라인 감귤 라이브 경매, 감귤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체험·경연 행사 등 제주감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자 하면 다가오는 제주감귤박람회를 방문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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