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윤 첫 개인전, 오는 12월 10일까지 거인의정원

붉은 드레스를 입고 가느다란 양 팔을 벌리고 있는 한 여인. 그렇지만 잘록한 허리 밑으로 떨어지는 둥근 곡선과 풍만한 항아리가 다시 보면 첼로다.

첼리스트 문지윤씨가 첼로 활 대신 크레파스와 파스텔, 붓을 들고 스케치북 위에서 연주를 한 것은 온 세상이 닫혔던 코로나19를 지나는 때였다.

무대가 사라진 절망 같은 시간을 견디기 위해 스케치북에 분풀이하듯 그림이 결국 음악이었다.

도구만 바뀌었을 뿐이지 결국 멜로디를 점과 선, 면으로, 리듬은 구도와 공간감으로, 하모니를 색의 배색으로 연주하는 표현의 확장이었다.

100일 명상처럼 시작한 낙서하기는 3년이 지나도록 이어지고 있다.

자화상을 그렸는데 그리고 나면 그림 속 ‘나’는 결국 첼로다.

첼리스트 삶 속에 깃든 한 예술가이자 엄마이자 여자이자 연주자의 모습이 그림으로 나타난다.

지난 3년 동안 그렸던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기로 결심했다.

첼리스트가 그린 자화상, 문지윤의 첫 번째 개인전 ‘I AM THE CELLO’가 28일부터 오는 12월 10일까지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카페 거인의 정원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12월 2일 오후 3시부터는 작가와의 만남과 오프닝공연이 준비되고 있다.

오프닝공연은 비올리스트 김다현과 주희정·이현지·박소현·서지은 등 4명으로 이뤄진 포첼로 공연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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