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유경-제주시 농정과

 

예전에 한 초등학교의 시험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오답이 논란이 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문제의 보기 중 ‘가구’가 아닌 것을 선택하라는 문항에 많은 학생들이 ‘침대’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 침대회사가 이슈를 일으켰던 문구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였다. 상식을 벗어난 신선한 표현이 학생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 그 침대회사는 소비자에게 단순한 가구로 인지됐던 침대를 인체공학적인 기술이 집약된 상품으로 인지시키며 침대업계 1위를 달성하고 그 입지를 굳건히 했다. 
가구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일으킨 광고 문구가 기업의 가치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것이다. 
지금의 농업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및 자연재해 발생과 도시화에 따른 영농인구의 감소 및 고령화 등 부정적인 요소와 IOT기술 발전에 따른 영농 시설의 자동화 및 농산물의 지속적인 신품종 개발 등 긍정적인 요소가 병존한다. 
새로운 농업의 형태가 선보이고 있으며 영농인의 희소성이 대두되며 IOT기술로 무장한 청년층도 농업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우리의 농업에도 ‘생각의 변화’를 일으켜 보는 게 어떨까?
정부는 추상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과에 연연하는 정책의 시행에서 벗어나 정부의 권한을 부분적으로 지방지치단체에 이양하고 식량안보 강화 등 국제농업협력과 원조 등 범국가적인 정책을 전담해야 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는 정부 시책의 획일적인 이행에 그치지 않고 정부로부터 이양받은 권한을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농업인의 새로운 요구를 수용하고 정책화할 수 있는 열린 마인드도 가져야 한다. 
더불어 농업인은 생계형 농업, 반복적인 경작의 한계를 넘어서고 새로운 농법과 기술을 농업에 적용해 양질의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 가공하여 판매하는 등 신농업의 주체가 돼야 한다. 
농업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질 수 없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촉망받는 미래성장산업이다. 예부터 지혜를 쌓은 농업인이 불안정한 기후환경과 변화하는 시대적 물결속에서 새로운 농업을 견인하고 더욱 발전시키도록 농업인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는 끊임없이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튼튼한 농업, 활기찬 농촌, 잘사는 농가’가 실현되는 미래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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