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계묘년(癸卯年) 정리하는 개인전 잇따라
조윤득·이수진 돌담갤러리서 도자조각·회화전
허준율 작가, 구리천 활용한 실험작품도 소개

한 장의 달력만을 남겨둔 2023년. 올해는 그나마 긴 코로나19의 암흑기가 끝나고 모처럼 문화예술에 활기가 돌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달 들어서도 도자조각, 회화 등 다양한 전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조윤득 작 '곶자왈'
조윤득 작 '곶자왈'

조각가 조윤득 작가는 오는 7일까지 제주시 중앙로 하나은행 지하 돌담갤러리에서 곶자왈의 생명력을 흙으로 빚어낸 ‘흙과 불의 공명’을 선보이고 있다.

조 작가는 제주의 돌하르방과 돌, 화산의 흔적 등을 생동감있게 표현하기 위해 흙과 불을 이용해 도자를 빚고 굽고 조각하는 고된 과정을 여전히 고수한다.

특히 이번 ‘흙과 불의 공명’전에서는 생명력 넘치는 곶자왈의 숲과 생명수의 관계를 도자조형작품으로 나타냈다.

조 작가는 가마에서 여러 차례 불을 입히고 흙과 불을 형상화하기 힘든 곶자왈의 나무와 돌, 물의 형태, 색깔을 완성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친 역작이라고 자부한다.

거칠고 척박한 생태계 속에서 나무와 돌덩이들의 관계에 주목한 이번 작품들은 공존과 생태의 경이로움과 제주인들의 치열한 삶의 근원을 쉬이 짐작하게 한다.

조윤득 도자조각전은 다시 이수진 작품전 ‘내 마음의 숲’으로 이어진다.

이수진 작 '내 마음의 숲'
이수진 작 '내 마음의 숲'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돌담갤러리에서 마련되는 ‘이수진 작품전’은 작가의 기억 속 숲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색채 속에 펼쳐지는 숲은 작가의 삶의 쾌적이자 험로의 끝자락에서 찾은 숲이다.

숲의 리듬은 마음의 구심점이 되고 부서졌던 기억들은 다시 모아져 씨앗이 되고 숲으로 태어난다.

“작은 씨앗, 꽃, 숲에도 우주가 있고, 우주가 씨앗”이라는 이 작가의 마음의 숲에서는 오늘 존재의 고통을 다시 해석한 삶의 하모니를 들려준다.

허준율 작
허준율 작

인간과 동물, 식물을 포함해 쓰레기가 돼버린 사물까지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하는 허준율 작가는 구리천을 이용해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오는 17일까지 문화공간 양에서 열리는 허준율 개인전 ‘부유하는 존재들의 재회’는 물 위에 떠 있는 파래, 미역, 모자반 등을 구리천 위에 올려, 햇볕에 말리고 점차 하나가 되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변화한 존재들을 인식하게 한다.

허 작가는 해조류 냄새가 배인 구리천, 해조류로 인해 녹인 쓴 구리. 부유하는 존재들이 하나가 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은 다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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