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솔이-제주시 공원녹지과

 

달력이 이제 1장 남아있어 한해를 돌아볼 시간을 가져본다. 
달콤했던 수습기간을 끝으로 올 1월 신규 공무원으로 발령을 받게 됐다. 
저녁이 있는 삶, 정시 출퇴근을 꿈꿨던 희망과 달리 진짜 공무원은 마치 수면 아래 백조의 발놀림처럼 하루 하루가 바쁘고 숨가쁘게 지내왔다. 
특히, 출산과 육아 후 사회 복귀하는 일명 ‘경단녀’이었기에 오랜만의 사회생활은 사회 초년생의 설렘보다 더욱 크고 걱정되는 마음이 있었다. 
낯선 행정용어와 밀려오는 자료 제출에 정신을 못 차리는 날도 많았다. 
자료 해석이 늦어 직원들에게 촉박한 시일 내 다시 자료를 요청할 때에는 미안한 마음과 왜 빠르게 알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으로 무거운 하루를 마감한 적도 있었다. 
사무실에서 다양한 민원을 응대하면서 무조건적인 ‘Yes’가 아니라 법과 규정에 따라 민원인들에게 설명이 안되는 상황에 대해 민원인에게 이해와 동의를 구하면서 공무원의 자세가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다. 
다양하고 많은 업무에도 순간의 여유와 친절로 민원인의 불만사항에 대해 진정성 있게 민원인 눈높이에 맞춰 행정용어가 아닌 쉬운용어로 설명하면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민원인 억지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민원인의  작은 칭찬과 감사에도 하루 종일 콧노래가 나오게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면 공무원이 나의 적성에 잘 맞는 직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업무보고, 신속집행, 재정집행, 결산, 2024년 예산 편성 등 굵직한 일들을 처리해 나가면서 오롯이 나의 능력이기보다는 옆에서 친절하게 1타 강사처럼 알려주는 동료들이 있어 가능한 1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막 1년을 보낸 걸음마 단계 신규 공무원이지만 내년에도 후년에도 좋은 동료들과 함께라면 “공무원 하길 잘했다”라고 생각하며 더 나은 능력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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