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증설 힘입어 집중화 처리율 67%까지 향상
2026년 이후 1일 발생량의 93%까지 처리…저지종 젖소 품종 교체 가시화

생태계 파괴, 기후변화, 자원 고갈 등으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는 점차 강력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내연기관차(석유 자동차) 대신 전기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청정제주의 이미지를 반감시키는 ‘골칫덩이’ 가축분뇨까지 친환경에너지 자원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제주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등 환경친화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제주시의 축산업을 들여다본다.

 

 

증설공사가 완료된 제주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은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해 바이오가스와 전기를 생산한다.
증설공사가 완료된 제주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은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해 바이오가스와 전기를 생산한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합성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억제하는 친환경농업이 장려되고 나일론그물 대신해 생분해성어구가 등장하는 등 친환경정책은 1차산업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심한 악취와 오염 등 ‘혐오시설’로 부정적 인식이 강한 축산분야에서는 하루 평균 2000t에 가까운 가축분뇨를 공동자원화시설과 공공처리시설로 대거 처리해 개별농가가 처리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제주시는 이미 2021년 58% 수준이었던 가축분뇨 집중화 처리율을 올해 67%로 끌어올렸다.

제주시 금악리에 위치한 ‘제주시 가축분뇨 공공처리 시설’의 증설에 따른 성과다.

# 전국 최대 친환경 공공처리시설서 신재생에너지도 생산

제주시지역 가축사육현황을 보면 지난 2022년 말 기준 한육우 393농가·2만2382마리, 젖소 27농가·3426마리, 돼지 183농가·38만7792마리, 말 741농가·1만719마리, 닭 77농가·155만1397마리이다.

사육되는 가축에서 발생하는 분뇨는 돼지가 1978t으로 가장 많고 한육우 307t, 닭 193t, 말 147t, 젖소 129t 등 총 2754t에 이른다.

소와 말인 경우는 냄새가 심하지 않아 거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닭인 경우도 수분조절제를 통해 다소 처리가 수월하다. 문제는 돼지분뇨다.

제주시는 농가에 자가 처리를 맡겼을 경우 부적정 처리 등의 문제가 고질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제주양돈농협 등 공동자원화시설 5곳과 공공처리시설 등 집중화처리시설을 통해 가축분뇨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런던협약에 따른 가축분뇨의 공해상 배출 금지로 지난 2005년 한림읍 금악리에 사업비 117억 원을 들여 하루 100t처리 능력을 갖춘 공공처리시설을 최초 준공한 이후 2012년 100t을 추가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증설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증설했다.

총 499억 6000만원의 사업비가 국비 80%, 지방비 20% 비율로 투자돼 가축분뇨 170t, 음폐수 60t까지 추가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춰져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의 처리용량은 1일 430t까지 올라갔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단위 사업장 내 3차 준공된 시설이자 전국 최대 규모의 친환경 공공처리시설이다.

이곳에서 하루 평균 1978t의 양돈분뇨 가운데 19%인 370t이 처리됨에 따라 공동자원화시설에서 48%인 954t이 자원화되는 것까지 포함해 제주시의 광역집중화 처리능력은 67%까지 상향됐다.

제주시는 내년 공동자원화 시설을 확대해 집중화 처리율을 77%까지 끌어올리고 2026년 이후에는 1일 발생량의 93%인 1839t를 처리한다는 목표다.

이렇게 되면 제주시에서 발생하는 양돈분뇨의 대부분을 안정적으로 처리해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가축분뇨 처리 후 얻게 되는 바이오가스를 처리시설에 다시 사용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활용도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시의 품종교체사업으로 지난달 태어난 저지종 1호 송아지.
제주시의 품종교체사업으로 지난달 태어난 저지종 1호 송아지.

# 저지종 송아지 1호 탄생…고부가가치 유가공품 생산 기대

지난달 1일 조천읍 대흘리 샘물목장에서 태어난 저지종(Jersey) 송아지도 친환경 축산업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도내 제1호 저지종 송아지는 제주시가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2021년부터 추진해 온 젖소 품종 교체사업의 첫 결실이다.

제주시는 지난해 예산 2억 원을 확보해 국내산 15개와 캐나다산 74개의 저지종 수정란을 구입해 대리모에 이식한 결과 31마리가 임신이 돼 앞으로도 30마리가 더 태어날 예정이다.

제주시의 젖소품종 교체사업은 소비시장 변화에 따른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주산 유가공품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기틀이 된다.

저지종은 기존 홀스타인(Holstein) 품종보다 체구가 2분의 1수준으로 300~350㎏ 밖에 되지 않는다. 체구가 작다보니 사료 섭취량도 적고 분뇨 배출량도 적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은 크게줄어들어 친환경 축산업의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저지종으로 품종 교체가 이뤄지면 우유 생산 중심의 낙농업이 치즈나 버터, 아이스크림 등의 다양한 유가공품을 생산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가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홍상표 축산과장은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서는 저지종 품종교체사업 등 친환경을 거스를 수 없다”면서 “저지종으로 품종이 교체되면 축산환경규제 강화와 남아도는 원유량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젖소 농가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친환경 낙농업을 앞당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부터 증설돼 가동되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등 가축분뇨 처리율이 점차 공공의 영역에서 확대되면 악취와 민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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