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 9일 대포마을 노지문화 필카여행 투어 첫선
유투버 등 인플루언서 참가…감귤길 걷고 뿔소라 구워먹기 등 힐링

투어 참가자들이 경사진 감귤밭 인근 담에서 밑으로 내려다보는 풍경을 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투어 참가자들이 경사진 감귤밭 인근 담에서 밑으로 내려다보는 풍경을 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겨울 날씨를 대비했던 만반의 준비가 쑥스러울 정도로 포근한 기온을 보인 지난 9일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을 들으면서 귤밭길을 걷고 아날로그 감성을 줍는다.

서귀포시 문화도시센터(센터장 이광준)가 지난 9일 로컬여행 플랫폼 ‘이더라운드’와 ‘대포마을 노지문화 필카여행’ 투어를 처음 선보였다.

노지문화 여행상품은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가 105개 마을이 가꾸는 노지(露地)문화를 통해 생태·문화의 가치를 키우고 미래세대 문화경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최종 단계이다.

발굴한 지역의 노지문화에 문화예술인들의 재능을 더해 마을의 수익창출 방법을 제시하고 여행객들은 그동안 체험해보지 않은 마을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생활상을 마주하며 힐링의 기회를 갖는다.

이날 행사는 내년부터 판매될 투어를 최종 점검하는 자리로 21만 구독자를 보유한 제주어 유투버 ‘뭐랭하맨’ 등 인플루언서, 일반 시민 등 20여 명이 참여했다.

투어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제주유투버 뭐랭하맨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투어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제주유투버 뭐랭하맨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이날 노지문화여행의 장소는 제주관광의 부흥을 함께했던 중문관광단지 바로 옆에 위치하면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대포마을이다. 현재 1300여 가구가 살고있는 대포마을은 지형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용암대지가 넓게 분포한 지역으로 물이 잘 빠져 감귤이 맛있다고 소문이 났다.

투어는 폭낭(팽나무)이 있는 대포마을을 출발해 귤밭길을 지나 대포포구에서 숨을 돌리고 (구)전경초소에서 양숙현 작가의 미디어아트 작품 ‘소멸하는 물질감각:헤비타트 데이터’를 감상하고 ‘도릿발’ 바다에서 뿔소라와 귤을 구워먹고 다시 마을 안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짜여졌다.

지난 9일 ‘대포마을 노지문화 필카여행’ 투어 참가자들이 대포 도릿발에서 뿔소라 구워먹기 체험을 마치고 드론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9일 ‘대포마을 노지문화 필카여행’ 투어 참가자들이 대포 도릿발에서 뿔소라 구워먹기 체험을 마치고 드론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3.4㎞거리로 단순히 걷기만 하면 50분 거리지만 길가에 핀 꽃을 들여다보고 토박이로 살아온 마을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감귤수확 장면도 옆에서 지켜보기도 하면서 3시간을 훌쩍 넘긴다.

투어 참가자들에게는 27장짜리 필름이 들어있는 업사이클링 필름카메라를 제공해 나만의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장면을 담을 수 있도록 하고 투어가 끝난 후 이메일로 현상 사진을 제공한다.

과거 대포포구가 인근 지역과 다르게 자갈 바닥이어서 하원동에 있는 법화사를 지을 때 대포포구로 물자들이 드나들었고 그래서 스님들이 지나는 ‘중질(스님길)’이 생겼다는 임영찬 마을회장의 이야기도 노지문화투어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함이다.

이날 투어에 참여한 A씨는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 감귤과수원 입구에 한 바구니에 2000원하는 무인 감귤판매장을 봤다”면서 “그냥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마을 사람들의 인정이 전해지면서 내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임영찬 대포마을회장도 “마을이 미래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면서 “마을에 대해 더 정확히 이해하고 주민교육을 통해 언제든 해설을 할 수 있도록 준비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