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29세의 젊은 소방관이 화재 진압 중 숨졌다. 지난 1일 서귀포시 한 감귤 창고 화재 현장에서 80대 노부부를 구하고 자신은 화마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너와 함께 현장에 출동한 것을 자랑스러웠다 말할 것이고, 너의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고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거야” 제주특별자치도장(葬)에서 故 임성철 소방장과 대학을 같이 다니던 동료의 조사(弔辭)는 우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자료에 의하면 직종별 공무원들의 평균사망연령은 소방관 출신(74.7세)이 가장 먼저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직 공무원(78.3세)보다는 약 4년, 법관검사(82.4세)보다는 8년 정도 일찍 사망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재직 기간 동안 위험한 환경과 정신적 스트레스에 빈번하게 노출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의 투철한 책임감과 값진 희생이 우리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다. 오늘도 묵묵히 화제와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을 응원하며 故 임성철 소방장의 고귀하고 거룩한 희생에 삼가 머리 숙인다. 
2022년 1월 소방 제복을 입은 소방관 200여명이 청와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외치는 모습을 우리 대부분은 벌써 잊었다. “우리는 불끄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소방청은 지난 11월 ‘현장대원 순직사고 저감을 위한 신속동료구조팀 효율적 편성 운영 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연구결과의 정책적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소방관들의 끊이지 않는 죽음을 ‘순직’으로 안타까워하며 ‘희생’만을 요구하는 것을 이젠 끝내야 할 만큼 우리사회는 성숙했다. 
급변하는 재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인력만의 한계가 있다. 화재 현장에 소방관이 들어가기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서 인명을 수색할 수 있는 로봇과 드론 등 첨단 소방장비 현대화로 반복되는 화재 현장의 비극은 없어야 한다. 국민이 제복입은 소방관을 지켜야 국민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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