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남방정책의 방향 2. 교류확대의 필요성
‘제주-아세안+α 정책’ 추진은 탐라정신 부활의 필연
오랜 역사성 바탕에 둔 컨셉개발하고 틈새시장 공략

제주도는 지난 6월23일 전국 17개 시도에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제주사무소를 개소식을 가진 이후 아세안 각 도시와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6월23일 전국 17개 시도에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제주사무소를 개소식을 가진 이후 아세안 각 도시와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23일 전국 17개 시도에서는 처음으로 제주도가 싱가포르에 제주사무소를 개소했다.

싱가포르 제주사무소는 제주와 아세안(ASEAN) 국가 간 관광과 통상, 문화, 인적 교류를 확대해 제주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종합센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민선 8기 제주도정의 핵심정책인 신남방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이에앞서 제주도는 민간전문가들로 워킹그룹을 구성했는가 하면 신남방정책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제주-아세안+α 정책’으로 확장해 명명하는 등 전략을 구체화했다.

기존 신남방정책의 전략지인 아세안, 인도 외에 향후 환태평양지역과 중동까지 확대해 제주의 전략적 국제관계와 교류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00년대 이후 20년동안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의 한국배치와 이에따른 중국의 반발로 ‘한한령’(限韓令)이 시작됐고, 연이은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중국특수’는 사라졌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와 경제 등 인적.물적 교류확대에 사실상 ‘몰빵’을 했던 제주도로서는 지난 5~6년간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아세안 10개국이다.

관광 등 서비스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제주의 입장에서는 대외개방을 통한 인적·물적 교류를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발전가능성이 크고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점을 볼 때 아세안은 제주의 입장에서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다. 탐라국시대부터 제주는 바닷길을 통해 주변 세계와 소통해 왔다.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기원전후에는 해양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는 물론 유럽까지 연결되는 인적·물적 교류의 구체적인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동북아는 기원전 3세기 무렵 중국-한반도-일본열도를 잇는 해상교통로를 통해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이 고고학적 유물 발굴 결과이다.

해상무역을 부를 축적했던 탐라국은 당시 한반도는 물론 중국과 일본, 멀리 동남아와도 이 바닷길을 통해서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의 독특한 문화로 알려진 정낭이나 돌하르방, 뱀신앙 등도 인도나 동남아 여러 지역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어서 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교류과정에서 영향을 주고받은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제주-아세안+α 정책’은 최소한 천 수백년 전 바닷길을 통해 교류했던 인도-스리랑카-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중국 남부 해안-탐라-한반도-일본을 잇는 해상실크로드의 부활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민선 8기에서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필연이다. 우리가 잘 아는 하멜이 대항해시대였던 1653년 6월14일 동인도회사 소속 스페르웨르(Sperwer)호를 탁도 자카르타(바타비아)의 순다 끌라빠(Sunda Kelaba)항을 출발, 대만을 경유해 일본 나가사키로 가다가 표류해서 제주에 표착했다. 하멜 등 64명의 선원은 태풍을 만나 닷새간의 표류 끝에 36명의 생존자들만 출항 두달만인 8월15일 제주로 표류했던 것을 보면 바닷길 실크로드의 실재를 알 수 있다.

하지만 1629년(인조 7년) 당시 조선은 제주에 대해 출륙금지령을 내렸다. 섬사람들이 육지로 나가는 것을 아에 금지했고, 도민을 옥죄던 출륙금지령은 이후 200년동안 지속되면서 제주인의 해양 개척 DNA를 가둬버렸다.

때문에 우리 제주도민들에게 바다는 조난, 표류, 유배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제 민선8기 들어 신남방정책을 통해 수천년간 제주인의 DNA에 흐르다가 400여년 갖혀있던 해양개척정신이 다시 부활돼야 한다.

‘제주-아세안+α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제주와 동남아간 오랜 역사성을 바탕으로 아세안 10개국과의 교류확대를 할 수 있는 컨셉을 개발하고, 이를 특화시키고 지방차원의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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