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간 낭썹, 15~30일 ‘길 위에서 시간을 담다’전 개최
생활예술인 김만중 작가, 7년 간의 어반 스케치 작품 전시

김만중 작 '함덕마을'
김만중 작 '함덕마을'

오래된 것에서 배어나는 따뜻함이 있다. 사람이 들고나면서 묻어난 기억들이 만들어낸 시간의 흔적.

7년 동안 자신이 살고있는 풍경의 현장을 그리고 있는 어반 스케처(urban sketcher) 김만중 작가가 오래도록 남기고 싶은 제주 곳곳의 풍경을 그림 속에 잡아놨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돌창고, 돌담으로 둘러싸인 슬레이트지붕의 오래된 집 등 제주의 시간이 그림으로 남았다.

지난 3월 제주시 원도심문화의거리 지원사업으로 문을 연 창작공간 낭썹(대표 김영화)에서 김만중 작가의 첫 번째 전시 ‘길 위에서 시간을 담다’가 15일부터 이달 30일까지 마련된다.

신진작가와 경력단절 여성 작가, 장애예술인들에게 전시 기회와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는 낭썹이 이번에는 생활예술인 김 작가에게 그 기회를 열어줬다.

현재 건축사무소 건축설계사인 김 작가는 어릴적 꿈꿔왔던 만화가의 희망을 어반 스케치로 풀어낸다.

지금은 완치됐지만 7년 전 갑자기 찾아온 몸의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그림을 그렸던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바쁜 건축설계 일을 하면서도 놓지 않았던 ‘그림’은 그가 지키고 싶은 제주의 시간을 켜켜이 쌓아두는 수단이다. 그림책갤러리 제라진에서의 성인 대상 드로잉 수업, 어반 스케치 동호회 활동도 ‘하고 싶은 일’ 그림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됐다.

그는 생활인으로서 바라보는 제주 곳곳의 오래된 아름다움과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은 건축물과 구조물, 그 속의 사소하지만 독특한 디테일이 그의 시선으로 포근하게 그림 속에 내려앉았다.

전시는 ‘마을의 시간’, ‘교회의 시간’, ‘가족의 시간’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제주 곳곳의 작은 교회 건물과 가족들과의 유머러스한 일상 등 그의 그림 안에서 사람과 자연이 쌓아올린 시간들이 전해진다.

그가 담아낸 풍경은 사실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기고 싶은 가치들이다.

김영화 대표는 “모든 것이 새로워야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듯한 벽화의 풍경 사이에서 김만중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지녀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면서 “길 위에서 포착된 풍경들은 관객들에게 어떤 풍경 속에서 살아가기를 원하느냐는 과거에서 미래까지 관통하는 질문을 조용히 던진다”고 소개했다.

전시 오프닝은 오는 16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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