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숙-아라119센터

 

날씨가 추워지는 가운데 강릉의 한 펜션에서 수능을 마친 고교생 10명이 보일러 연통 틈으로 누출된 일산화탄소로 인한 중독사고로 쓰러진 채 발견돼 결국 3명이 사망한 사고가 생각난다. 
최근에는 산과 바다로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젊은 층의 ‘차박’이 인기를 끌면서 일산화탄소로 인한 중독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기준 일산화탄소 농도는 1시간 평균 약 25ppm이다. 사람마다 자각증상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산화탄소에 노출될 경우 400ppm에서 두통과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고 1000ppm에서 1~2시간 노출 시 두통과 메스꺼움·정신 혼란이 일어나며 2000ppm에서는 약 1~2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무자극성 가스이기 때문에 사람이 인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중독에 따른 증상을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아 치명적인 사고에 이르게 되므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환기가 잘 안되거나 밀폐된 공간에서 연소기구를 사용 시 일산화탄소 농도는 증가하지만 반대로 산소 농도는 감소하게 된다.
대기 중 정상적인 산소농도는 21%인데 18% 미만이 되면 인체에 산소결핍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16%에서 두통을 느끼고 호흡과 맥박이 증가하며 매스꺼운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10%에서는 안면이 창백해지고 의식불명과 구토 증상을 보인다. 
8%가 되면 치명적으로 실신하거나 7~8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중독에서 회복된 이후에도 수일에서 수개월 이후에 기억력·인지·운동·배뇨 장애, 성격 변화 등의 다양한 신경계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 진단은 일산화탄소 노출 병력과 일산화탄소헤모글로빈 농도 검사로 알 수 있다. 일산화탄소헤모글로빈 농도 검사는 노출 시간·환경 등에 따라 변할 수 있어 환자의 증상·노출 병력으로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을 확인한다. 
중독이 의심되면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다. 
중증이거나 뇌 신경계 후유증이 있는 경우 고압산소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해도 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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