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면서 간병 수요도 급속히 늘고 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간병인이 하루종일 돌봐주면 간병비가 대부분 15만원 선에 이르러 웬만한 수술비나 치료비보다 간병비가 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15년 간병인 없이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등 전문 간호인력이 간병을 전담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도를 도입했다. 도내에서는 서귀포의료원이 같은 해 최초로 간호간병 통합병동을 개설, 간병이 필요한 수술 및 재활환자를 대상으로 24시간 간병서비스를 제공, 환자와 환자 가족의 간병비 부담을 덜어왔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2019년 12월부터 올해 6월 7일까지를 제외하고 줄곧 통합병동(5인실 35병상)을 운영해온 서귀포의료원은 그러나 내년 1월 1일부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중단, 통합병동을 일반병동으로 전환키로 했다. 
통합병동에는 일반병동에 비해 1.7배 많은 인력이 소요되고 고된 업무강도로 간호인력들이 통합병동 근무를 기피하면서 꺼리는데도 병원측 수입은 별반 다르지 않아 적자 가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돈과 간호인력 확보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성공 여부를 가르는 관건인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1일 국민 간병비 부담 경감 방안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당장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지역에서도 통합서비스 중단 내지 축소가 있을지도 모른다. 제주도는 서귀포의료원 간호간병 통합병동 운영 중단을 유예하거나 내년 9월로 예정된 재운영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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