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김은자 여사, 1969년 남편이 후원모임서 구입한 작품 전달
김창열미술관, 지난 14일 미국서 인수…보존 처리 후 내년 대중 공개

고(故) 김창열 화백(1929~2021년)의 뉴욕 시기를 읽을 수 있는 작품 3점이 김창열미술관 안으로 들어왔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관장 김창호)은 최근 재미교포 김은자 여사로부터 김 화백의 1969년 작품 3점을 기증받았다.

이로써 김창열미술관이 보유한 김 화백의 작품은 총 239점으로 늘었다.

이번에 김창열미술관에 기증된 작품 3점은 김 화백이 1961년 파리 비엔날레와 196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의 성공적인 참여를 기회 삼아 입성한 뉴욕에서 제작된 초기 회화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30대의 가난한 유학생이던 김 화백이 프랑스 파리로 가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969년에 열렸던 후원모임에서 고(故) 이규명씨가 구입했던 것으로 10년 전부터는 그의 배우자인 김은자 여사가 소장하다가 남편의 유지에 따라 이번에 김창열미술관에 기증했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재미교포 김은자 여사로부터 김창열 화백이 1965년부터 4년간 미국생활 중 제작한 초기 회화작품 3점을 기증받았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재미교포 김은자 여사로부터 김창열 화백이 1965년부터 4년간 미국생활 중 제작한 초기 회화작품 3점을 기증받았다.

김창호 관장은 지난 5월 한국을 찾은 김 여사가 작품 기증 의향을 밝힘에 따라 지난 14일 미국 뉴저지를 방문해 기증작품을 인수하고, 기증패도 전달했다.

특히 작품을 기증한 김 여사는 1960년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선교를 위해 파키스탄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다 미국 유학길에 올라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 도서관(현 콜롬비아 도서관)에서 40년 간 근무했다. 동시에 그는 한인학교 초대교장으로 뉴욕에서 한글교육에 힘쓴 선구적인 교육자이기도 하다.

김 관장은 “이번에 기증받은 작품은 김창열 화백이 미국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나면서 작품의 소재와 색채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동글한 원들이 화면 중심에 모여 구의 형태를 이뤄 이후 물방울 현상의 시원 단계를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이라면서 “김창열 화백이 뉴욕 거주 기간이 4년에 불과해 작품 수가 매우 적은 시기의 작품을 기증해주신 김은자 여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 관장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 자택에서 진행된 기증식에서 김 여사는 “50년 넘게 거실에 걸려 희노애락을 함께 한 작품을 보내려니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이라며 “김창열 작품 연구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이번에 기증받은 작품 3점은 보존처리 작업을 거쳐 내년 공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