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교육감, 신년맞이 기자간담회서 분위기 쇄신 노력 피력 
“오죽 답답했으면…비상벨 설치 검토 지시”…치료 지원 적극적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이 28일 오전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신년맞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이 28일 오전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신년맞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28일 진행된 신년맞이 기자간담회에서 ‘도내 모 고등학교 화장실 몰카’ 사건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렇다고 할만한 방안이 나오지 않은 데 따른 고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교육당국과 경찰이 도내 학교 196개소에 대한 화장실 합동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수시로 점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가해 학생은 이 사건으로 퇴학 처분받았으며, 조만간 법의 심판을 받겠지만 이 사건으로 힘들어하는 피해자의 트라우마 치료와 재발 방지는 별도의 문제다.

해당 학교는 곧 방학과 동시에 3학년은 졸업을 맞는다. 이 사건 이후 피해자일 수도 있는 여교사를 가해 학생의 집을 방문하도록 한 교감의 미온적인 태도에 교사들은 물론 학생들도 학교에 불신이 쌓인 상황이다. 졸업식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자 졸업장을 교장 이름 없이 수여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육감은 “지금은 도교육청 교육국장이 적극 나서며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곧 방학이고 졸업식이다. 내년 3월 (학교 관리자에 대한)인사 이동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어 “솔직히 뾰족한 대안은 없다. 오죽하면 화장실에 비상벨 설치를 생각했겠느냐”고 토로했다.

화장실 비상벨은 장애인이나 환자 등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특별한 경우에 설치된다. 그러나 김 교육감은 학교 화장실에 비상벨이라도 있다면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검토를 지시한 상황이다.

김 교육감은 “학생은 외부인이 아니다. 정말 난감하지만,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대안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이후 교육청 대책이 미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진행된 데다 가해 학생이 퇴학 된 상황에서 개입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됐다”며 “해당 학교의 관리자를 출근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피해 교사와 학생 치료지원 등 행정적 부분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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