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작가 배주현, 오는 29일까지 거인의정원서 두 번째 전시
‘제주 속으로, 제주를 담다’…말·해녀·들꽃 소재의 작품 34점 선봬

배주현 작 '숨비소리'
배주현 작 '숨비소리'

노을진 들판을 달려가는 붉은빛 말, 유채로 가득한 들판에 핀 이름모를 들꽃. 숨을 참고 바다 깊숙이 들어가 해산물을 잡고있는 해녀.

제주의 말과 해녀, 제주에 피는 들꽃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제주에 살고 있는 발달장애작가 배주현. 그의 눈에 담겨진 제주가 그림 속에서 되살아난다.

알록달록 유니크한 모양의 물고기들이 서로의 꼬리에 꼬리를 물며 순화하는 듯한 작품 ‘꼬리잡기’에서는 작가의 순수한 장난기에 웃음이 터진다.

배주현 작가의 개인전 ‘제주 속으로, 제주를 담다’가 제주시 아라동 ‘거인의 정원’에서 열리고 있다.

자폐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청년작가 배씨가 지난해 4월 제주시 조천읍 돌하르방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배 작가는 이번 전시작품 가운데 40% 정도는 붓을 사용하지 않았다. 붓 대신 손바닥과 손가락을 사용하는 등 기법의 다양성을 시도했다.

다소 투박함하지만 에너지를 뿜는 작품은 이런 원초적인 방법의 시도 때문이다.

짙푸른 제주바다와 초록의 섬에 넘실거리는 보리밭이 인상인 가파도 등 배 작가에 담긴 제주의 매력이 펼쳐진다.

배 작가는 지난해 생애 최초의 개인전을 소화하면서 청년작가 6인 초대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한국미술:과거 현재 미래’ 단체전, 광주에이블아트페어, 갤러리애플에서의 ‘유니크한 그들이 온다’ 등 크고 작은 단체전까지 빽빽이 소화하며 바쁜 해를 보냈다.

그는 2015년부터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 제7회 희망키움미술경진대회 특선, 2017년 발달장애인 인식개선 그림공모전 대상,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 문예작품 공모전 입선, 제주장애인 미술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열면서 “제주도에 살고 있는 저는 제주를 상징하는 풍경을 많이 그리고 있다”면서 “저는 다아어트 댄스를 좋아하고 부드러운 음색의 첼로 연주를 하기도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과감한 터치감과 힘이 느껴진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친 붓질과 손가락으로 페인팅을 해 가볍지 않고 역동적 표현을 한다”면서 “말 그림을 많이 그리는 편인데 주로 말들의 역동성과 짙은 안개 속 제주 자연과 어우러지는 몽환적 느낌의 작품을 자주 그리고 또 어떤 때는 동화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며 그의 작품 세계를 소개했다.

배 작가의 작품 34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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