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국립공원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고 사유재산권 행사에 따른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사유지 매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라산국립공원 구역 내 전체 사유지 105필지 259만8000㎡를 사들이기로 한 이 사업은 그러나 첫 해 4억7000만원을 투입, 11만8613㎡를 매수하는데 그치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환경부 균특예산 64억600만원을 들여 매입한 토지는 전체 대상의 36% 25필지 93만4174㎡에 불과하다. 제주도는 또 지난 2일 10억원으로 10만㎡를 매입하는 내용의 ‘2024년도 한라산국립공원 사유지 매수계획 공고’를 냈다. 도는 매도 승낙서 접수 후 소유자와 사전협의를 거쳐 2개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액을 평균한 금액으로 책정, 매수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산편성에 따른 매입단가가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평균 ㎡당 1만원에 그치고 있는데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토지주가 상당수를 차지, 협상 자체가 어려워 매수작업이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버섯 재배나 양봉 등을 통해 생업을 유지하는 농가들이 없지 않고 일부는 땅값 상승을 기대하며 매도를 기피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 비록 개발행위는 불가능하지만 땅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사유지 매수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물 만큼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하고 경관적 가치가 뛰어난 한라산국립공원을 제대로 보존, 관리하기 위해 제주도는 사유지 매입에 더 많은 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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