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와 서귀포시 부시장이 지난 8일 전격적으로 교체됐다. 공로연수(퇴직준비교육)를 앞둔 제주시 부시장이야 그렇다 치고 오는 22일자 2024년 상반기 정기 인사발령을 예상하고 신년인사 겸 겸사겸사 국별 식사모임을 추진하던 서귀포시 부시장은 쫓기듯 짐을 싸야만 했다.
제주도 실·국장급과 따로 행정시 부시장만 앞서 인사를 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알려진데다 동시에 직무대리로 부시장을 발령한 것도 지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제주도가 부시장 인사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동안 행정시에 대한 오영훈 지사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 지사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나 15분도시 등 핵심 정책에 대한 행정시 공무원들의 이해도가 낮고 대주민 홍보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추진 동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따라 비서실장과 자치행정과장으로 가까이에서 일했던 공무원을 보내 시정을 일정 부분 장악케 함으로써 주요 도정 추진에 힘을 보태려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 이번 인사에서 도정의 눈높이와 맞는 공무원을 전면 배치하려고 부시장을 먼저 내려보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현창훈 신임 서귀포시 부시장은 취임사에서 “도정과 시정은 항상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가장 먼저 강조했는가 하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는 “제주도와 행정시는 횡적인 과거와 달리 이제는 실선으로 상하를 구분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도정 발전은 물론 임기 중반을 맞아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오 지사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나 자칫 제주도와 행정시간 갈등이나 행정시 내홍이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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