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암기념관 15주년 개관기념전…한글 서예 거장 서희환 전시

평보 서희환, 서정주 ‘시의 은율’ 1955년작

올해 개관 15주년을 맞이한 소암기념관에서는 근현대 한글 서예의 거장 서희환(1934~1995)의 예술세계와 시대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를 준비했다.

소암기념관에서는 매년 개관기념전 ‘서귀소옹&20세기 서화거장’을 통해 한국 근현대 서화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예술가들을 조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평보 서희환’의 서예전으로, 그가 남긴 예술과 한국 근현대 역사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서희환이 이룩해 낸 평보체의 창출궤적을 자작시와 일체가 되는 서체 조형으로 처음 밝힐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서희환과 소암의 작품을 통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관통하며 가장 완성한 작품활동을 했던 예술가들의 시대정신과 미감이 글씨에 녹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미술관 측은 한글과 한자의 같고도 다른 두 작가의 조형과 내용을 비교해 보는 것에 방점을 찍고자 했다. 뿐만 아니라 난초, 연화, 잉어와 같은 서희환과 소암의 필체 그림과 탁본, 프로타쥬 기법으로 현대미술과 서(書)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서희환의 작품에서 ‘서화미술’의 내일을 견인할 미래를 함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서희환은 글시체는 ‘평보체’라고도 불리는데 10~20대는 ‘궁체’의 학습과 수련, 30~40대는 ‘소전체’의 모방, 50~60대는 ‘평보체’의 완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일생의 궤적에서 보듯 ‘평보체’는 우리말, 글의 근원 등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궁체, 고전 정음체의 모방과 재해석을 통해 완성됐다. 특히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 작가가 느낀 것을 자작시와 정음체의 방필, 서체의 건축적 구조미를 현대적인 비정형의 정형 미감으로 구축해 내면서 서희환만의 독보적인 성취를 이뤄냈다.

전시는 소암기념관 전시실에서 21일까지 열린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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