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수 개인전 ‘기호화된 자연’ 전시회
‘문화공간 양’에서…2월 22일까지

이승수, 기호화된 풍경
이승수, 기호화된 풍경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닌, 인간에 의해 의도적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은 2월 22일까지 이승수 작가의 개인전 ‘기호화된 자연’을 연다. 이번 전시전은 제주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후원으로 열린다.

제주의 자연에서 나고 자란 이승수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비자림로에서 베인 나무들이 기호화돼 사람들에 의해 자연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들려주고 있다. 자연에 대한 관심이 높던 이 작가는 도로 확장을 이유로 비자림로의 나무가 베어지는 광경을 보고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번 전시를 위해 비자림로에서 베어진 나무가 있다는 목재소에 가서 삼나무를 가져와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때 비자림을 지켰지만 인간의 의해 의도적으로 베어진 삼나무를 활용해 조각, 판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바다, 해녀, 화강암 등 제주를 상징하는 주제가 많은데 왜 비자림 파괴를 주제로 정했는지 물었다. 이 작가는 “주제를 특별히 정했다기보다 환경을 주제로 작업하다가 변화하는 환경을 보면서 풍경의 변화가 작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또 “비자림 파괴를 주제로 작업해야겠다고 한 건 아니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있는 와중 근처 마을에서 주민 동의 없이 나무가 무단으로 벌목되는 과정 등 자연 파괴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승수, 기호화된 나무, 2023
이승수, 기호화된 나무, 2023

그래서일까, 자연이 파괴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잘린 나무를 재료로 삼아 그 나무를 자른 톱을, 그 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쓰는 안전모를, 나무가 잘려 나간 땅 위를 달리는 타이어를 만들었다. 이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작가가 제시한 새로운 수수께끼 같은 기호들이 관람객을 통해 새로운 해석이 되길 바란다”며 개발보단 보존을 위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길 바랬다.

마지막으로 이 작가는 “제주 환경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자연스럽게 몸으로 체화된 풍경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공적으로 변화하는 제주 자연에 대해 “변화하는 자연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작업에 자연스럽게 연결됐다”고 말했다.

관람시간은 매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며, 설 연휴인 2월 9일부터 12일까지는 휴관한다. 관람 예약을 하면 전시 설명을 큐레이터에게 직접 들을 수 있다. 문의=755-2018.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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