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재형저축은 근로자들이 목돈을 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일반저축에 비해 훨씬 높은 이율을 제공, 근로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요즘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적립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형태의 재형저축이 잇달아 선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시행하던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이 지난해 일몰되자 제주도가 2023년 1월 신규 추진한 ‘제주 청년 희망사다리 재형저축’도 그 중 하나다. 만 15~39세로 참여기업에 6개월 이상 근무하고 월 급여액이 346만원 미만인 청년근로자가 매월 10만원을 내면 기업이 15만원, 제주도가 25만원을 공동 적립, 만기 시 원금 3000만원에 이자를 더해 받을 수 있다.
근로자는 총 600만원만 불입하면 5년 뒤 3000만원 이상 수령할 수 있고 기업주 입장에서는 숙련된 인력을 장기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만족도가 높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또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만 40~64세 근로자가 월 10만원, 기업 및 제주도 각 12만원을 내면 5년 뒤 2080만원에 이자를 추가해 받는 ‘중소기업 장기재직 재형저축’ 역시 호응도가 높다.
다만 희망사다리 재형저축의 경우 228명 가운데 26명, 장기재직 재형저축은 처음 도입된 2019년 이후 총 1630명 중 489명이 퇴사나 경영난에 따른 기업측 불입 중단 등으로 중도 해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재형저축이 근로자들의 목돈 마련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선 제주도가 예산 증액을 통해 가입대상 인원을 크게 늘리기 바란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 기업주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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