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초등과정을 공부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지 잘 알고 이해하고 공감하게 됐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엄마가 돼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다” 지난해 9월 서귀포시 제2기 다문화엄마학교를 졸업한 몽골 출신 교육생의 말이다.
서귀포시가 가정에서 학습지도가 어려운 다문화엄마들의 학습능력을 높이고 자녀의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엄마로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22년 개설한 다문화엄마학교는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에 서귀포시는 첫 해 1개 반 15명을 지난해에는 3개 반 30명으로 늘렸다. 읍면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엄마들을 위해 기존 시내권을 5명 줄인 대신 동·서부에 1개 반 10명씩 신설한 것이다.
1기에 이어 2기 교육생들도 한 명의 중도포기자도 없이 5개월 초등교육과정을 이수했다. 그리고 15명은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도 합격했다. 꼭 검정고시에 합격하지 못했더라도 이들 다문화가정 엄마들에게 다문화엄마학교는 자존감까지 높여주는 아주 상징적인 존재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올해 교육생 숫자를 1개 반 15명, 절반으로 줄였다. 종전 15명에서 30명으로 늘리다보니 교육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교육생이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 몽골, 네팔, 일본, 캄보디아 등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나라 교육과정을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수업 진행이 더디다는 이유로 아예 교육생을 줄이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2년, 3년도 아니고 단 1년 30명으로 운영해보고 감축을 정한 것은 다문화엄마들의 고달픈 현실을 너무나 간과한 처사로 여겨진다. 교육생을 더 늘리지는 못할망정 축소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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