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 결성…사전 훈련 후 진행
해양 쓰레기에 생명위협 받는 돌고래…대책 마련 시급

 

낚싯줄 등에 몸이 걸려 두 달 넘게 힘겹게 헤엄치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구조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2023년 11월 8일,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이정준 팀은 어미(JTA086)와 함께 있는 새끼돌고래의 주둥이와 꼬리지느러미가 낚싯줄에 얽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발견된 이 돌고래에게 '종달'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낚싯줄은 종달이의 몸에 파고들어 깊은 상처를 냈고, 꼬리에 달린 낚싯줄에는 발견 당시보다 더 많은 해조류가 달라붙어 정상적인 유영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종달이는 생존이 어렵게 된다.

이에 2015년부터 남방큰돌고래를 지속적으로 기록해 온 다큐멘터리팀 돌핀맨, 핫핑크돌핀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가 협력해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을 결성했다.

이들은 해양수산부, 제주도청 및 관련 기관 전문가들이 모여 몇 차례 긴급회의를 진행한 끝에 해양보호생물 구조에 필요한 승인을 받았다.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개체군의 특성, 제주 바다 환경, 구조 개체의 특성(건강 상태, 어미-새끼의 각별한 관계성, 움직임 및 행동)과 얽힌 상태 등을 파악하고, 국내·외 전문가와 논의해 실질적인 구조 계획을 세웠다. 안전하게 구조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사전 훈련과 장비 테스트 후 구조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핫핑스돌핀스는 “종달이처럼 해양 쓰레기에 피해입는 동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사는 곳은 낚시 활동이 활발한 해안가”라며 “이곳에 버려진 낚시 장비, 폐어구들로 인해 해양동물의 생명을 위협받는 일은 해마다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신속하게 대처하는 체계가 이른 시일 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 바다에서 낚싯줄에 얽혀 죽거나 다치는 남방큰돌고래가 자주 목격되고 있다. 2015년 이래 낚싯줄에 얽힌 채 발견된 제주남방큰돌고래 5마리는 모두 살아남지 못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