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실-제주농업기술센터 농촌자원팀장
이봉실-제주농업기술센터 농촌자원팀장

제주 대표 월동채소 무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는 벼농사가 정착된 계급사회라 귀족들이 쌀을 먹으며 부식으로 채소반찬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문헌상으로는 고려시대 ‘향악구급방’에 ‘무우’가 기록되어 있어 중국에서 도입된 서양채소지만 그 쓰임과 활용에서는 오랜 기간 우리 곁을 지켜온 작물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채소를 생으로 섭취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처럼 산야의 것을 채취해 데치고 익히고 무치며 말렸다가 우려내어 볶거나 무쳐먹는 독특한 나물 식문화를 가진 나라는 흔치 않다. 
쌀밥이 주식인 한국은 무기질, 식이섬유, 비타민, 피토케미컬 등 다양한 영양원인 채소의 조리법을 발전시키며 유례 없는 채소 국가가 됐다. 
한국인이 섭취하는 채소는 300여 가지로 추정될 만큼 우리는 나물의 민족, 채소의 민족이다. 토종나물만 섭취하지도 않고, 서양에서 수입되는 양채류를 한식스타일로 조리하며 ‘우리 식’으로 발전시켜 왔다. 
제주도는 겨울채소의 보물창고다. 
월동무를 비롯해 말 그대로 겨울을 나는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채소 보관 냉장고가 제주도인 셈이다.
이에, 제주농업기술센터에서는 무,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을 활용한 간단 레시피를 리플릿으로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주변에서 얻기 쉬운 부재료를 이용해 간단하고 빠르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니 추운 겨울 내 몸의 건강을 챙기며 많이 활용하길 바란다. 
선인들은 생존을 위해 채소를 먹었고 현대인은 건강을 위해 먹는다. 여기에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한 숟가락 얹어 장바구니 속 채소와 따스함을 서로 버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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