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역사 증언자 찾기 어려워…·아파트로 4·3성 흔적 거의 없어
제주4·3기념사업위 ‘삼양동 유적지 실태조사 활용방안 보고서’ 발간

삼양동 4·3유적지 조사팀이 지역주민으로부터 삼양3동 벌랑 뒷동산궤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삼양동 4·3유적지 조사팀이 지역주민으로부터 삼양3동 벌랑 뒷동산궤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제주 4·3유적지가 도시개발로 사라지기 전에 보전돼 기억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이자 현장이 가진 기억은 역사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삼양동 4·3유적지 실태조사 및 자원활용 방안’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삼양동은 삼양지서를 중심으로 무장대와 토벌대의 보복학살이 많았던 지역이라 관련 유적지가 많다. ‘벌랑’이라 불렸던 삼양3동은 벌랑4·3성, 벌랑뒷동산궤가 있다.

도련1동은 ‘도련드르’라는 해 넓은 들판이 있는 지형으로 삼양동 행정구역 중에 한라산과 가장 가까운 마을이다. 삼양동 관내에 유일하게 4·3희생자위령비(제단)가 있다.

도련1구는 4·3성, 도련 귤나무, 항골, 웃새질 등의 유적지가 ‘멘촌’이라고도 불렸던 도련2동은 솔쳉이왓, 원지ᄆᆞ르, 강전이굴까지 3곳의 잃어버린 마을과 멘촌 공회당 앞밭, 4·3송덕비가 있다.

이번 조사에는 김경훈 시인(전 제주4·3사업소 전문위원)이 책임연구자로 참여했으며 제주4·3희생자유족, 4·3시민단체인 (사)제주다크투어의 상근자까지 다양한 영역이 참여했다. 각 유적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기 위해 마을별로 1~4명의 희생자 유족과 증언자를 만나 조사된 내용을 검증했다.

삼양1동의 김하종씨(86)는 “이제는 4·3 당시 마을의 역사를 증언해줄 사람이 거의 없다. 이번 기회에 자세히 기록에 남기고, 유적지를 알릴 수 있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련1동에 강병우씨(75)는 “나는 소위 ‘4·3성둥이’”라며 “토벌대에 의해 마을이 초토화되고, 4·3성을 쌓아 재건했는데, 그 성 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지금은 아파트가 생겨 성의 흔적이 거의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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