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도정, 문화예술계 예산 대폭 삭감으로 위기감 증폭
“지원금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생력 키워야” 목소리도

제주도청.
제주도청.

오영훈 제주도정의 문화예술계 홀대로 제주도 문화예술계는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본예산 기능별 세출을 보면 문화예술분야는 전년대비 17.36% 감소했다. 전체 예산에서 문화예술 예산이 차지하는 구성비 비율은 2023년 1.89%에서 올해 1.53%로 감소했다. 이는 중앙정부의 ‘역대급 세수펑크’로 인해 지방재정여건이 나빠져 절대적 규모가 감소한 것 이상으로, 구성비조차도 줄었다는 것은 문화예술예산이 가장 크게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코로나 시기에도 1214억4792만2000원이었던 반면 2024년 1104억3705만5000원으로 되려 줄었다.

예산삭감으로 인해 문화예술재단 관계자는 “직원들의 인건비와 자체기획사업 예산을 줄여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공연예술지원을 위한 민간행사사업보조 예산이 지난해 약 14억원에서 올해 8억원으로 42.8% 감소한 규모다. 미술, 사진, 건축분야 지원을 위한 민간행사사업보조 예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약 9억9000만원에서 올해 6억6000만원으로 3억원이 넘게 줄었다.

이에 코로나 시기보다 못한 예산으로 민선 8기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 부재가 드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문화예술계 예산의 삭감으로 예술 관련 기관, 단체, 예술인 모두에게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얼마 전 탐라국 입춘굿을 주관한 제주민예총은 기자간담회 당시 “예산은 지난해와 동결이지만 사실상 삭감”이라며 행사에 어려움을 피력했다. 주관이 제주시에서 도로 승격됨에 따라 서귀포에서도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예산은 그대로니 다른 곳에서 줄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제주도 대표 축제 중 하나인 탐라문화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위원장 이승아 의원은 관행적 예산을 지양하고, 작지만 내실 있는 예산 편성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문화예술의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문화를 향유하는 수용자들의 목소리를 공급자들이 직접 듣는 창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요자가 원하는 문화예술 공연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적인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화예술경영지원센터가 2022년 기준으로 발표한 2023 공연예술조사에서 제주지역 공연단체 재정자립도는 16.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수입도 공공지원금 비율이 89.8%로 전국 평균(49.5%)을 훌쩍 넘어섰고, 전국에서 충청(91.7%)에 이어 가장 비중이 컸다. 이에 공적자금에 의지하는 환경에서 스스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생적인 문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문화는 미래’라고 했다. 백범 김구 선생은 “문화의 힘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먹고 살기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고 다시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웃음을 주는 것이 문화의 힘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영훈 도정의 문화예술 홀대가 아쉬운 대목이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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