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겨가며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늘봄학교가 결국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3월부터 초등학교 1학년, 2학기부터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이 방과후부터 최장 오후 7시까지 운영되는 반면 돌봄학교는 오전 7시부터 최장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어린이를 학교에 최고 13시간씩 잡아두는게 바람직하느냐는 지적에서부터 어린이 안전 및 돌봄인력 확보 등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내년 3월 시행계획을 1년 앞당긴데 따른 준비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비등했다.
전교조제주지부가 앞서 늘봄학교는 돌봄의 질을 높일 수도, 아동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할 수도 없다며 전면 철회를 요구한 가운데 늘봄학교 기간제교사 채용마저 원활치 않아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도교육청이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기간제교사 55개교 55명을 모집한 결과 15명이 선발된데 그쳤다. 그나마 초등학교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는 1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중등교사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들이다. 이에 따라 20일 열린 제주도의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도 늘봄학교 졸속 운영을 우려하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오경규 도교육청 교육국장은 “55개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올해 2학기까지 연장, 보완점을 찾고 초등학교 전면 시행을 내년 1학기로 늦춰주도록 교육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맞춤형 프로그램’ 강사 채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마당에 어린이들을 오랜 시간 교실에 잡아두면 부작용만 나타날 우려가 높다. 교육부는 일선 교사와 교육청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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