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관내만 빈집 178개소…화재 등 재난 위험도 커
이달부터 빈집 철거 추진…공한지 무료 주차장 조성키로

김모씨(45)는 벌초를 마치고 생전 할아버지가 살던 시골 빈집을 1년 만에 방문해 둘러본 결과 방안에는 빈 술병과 담배꽁초가 무성했다. 집은 오랫동안 방치된 데다 누군가가 침입해 물건을 헤집어 뒤진 흔적이 더해지면서 흉물스러운 폐허가 됐다.

김씨는 인근 주민에게 물어본 결과 “학생들의 소행”이라며 “시골에는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 대부분인데 해코지할까 봐 겁난다”는 답을 들었다. 결국 김씨는 이 집을 철거하기로 했다.

이처럼 방치된 빈집이 급증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시가 전수조사 한 결과 관내 방치된 빈집은 읍면지역 118개소, 동지역 60개소 등 총 178개소로 확인됐다. 시가 최근 3년간 55개의 빈집을 정비했지만, 급증하는 빈집의 수요를 따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시는 사업비 2억원을 투입해 도심 및 농어촌지역 내 방치된 빈집에 대해 화재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철거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중 주요 도로변 위치, 재난위험, 위생상 유해, 청소년 우범지대 우려 등 철거가 시급한 11개소·27동에 대해 관리자의 동의를 얻어 3월부터 6월까지 빈집 철거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빈집 철거는 관련부서(환경지도과·차량관리과)와 협업을 통해 슬레이트 철거비용을 절감하고, 공한지 무료 주차장 사업 2곳을 선정·조성하는 등 시민들에게 쾌적한 공공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태헌 제주시 건축과장은 “빈집 급증에 대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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