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작가 안해룡 사진전
대학살 자리에 남은 현재의 모습 기록해

1923년 조선인 대학살이 일어났던 거리, 지금의 모습은 어떤지 기록한 사진전이 열린다.

다큐멘터리 작가 안해룡 작가는 5일부터 내달 7일까지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에서 ‘도쿄 조선인 대학살의 거리’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23년 9월 1일에 일어난 간토대지진 때 도쿄 거리에서 자행된 조선인 대학살을 기억하면서 그 학살의 거리를 찾아가 지금의 도쿄를 기록했다.

간토대학살이 자행된 후 100년이 되는 해였던 지난해 서울의 ‘사진 위주 류가헌’에서 첫 전시를 연 안해룡 작가는 우리에게 잊혀진 도쿄 조선인 대학살을 기억하는 진혼의 여정을 시작하면서 그 첫 지역으로 제주를 정했다. 안 작가가 진혼의 여정 첫 장소로 제주를 정한 것은, 1923년 도쿄 대학살과 1948년 제주 대학살이 만나 말도 못하고 처참하게 쓰러져 간 넋들을 위로한다는 의도가 있다고 말한다.

도쿄 조선인 대학살의 거리
도쿄 조선인 대학살의 거리

안 작가는 “100년 전 참혹하고 잔인했던 학살의 흔적을 말끔하게 씻어낸 도쿄의 거리에서 너무나 일상적인, 너무나 아름다운, 너무나 역사적인 거리가 조선인 학살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안 작가는 그곳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했는지를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제주에서도 4·3학살이 자행됐던 곳은 유명한 관광지가 돼있고 학살의 흔적은 팻말로만 남아있다. 국가권력이 자행한 잔혹한 학살의 역사를 도쿄의 거리에 되새김하는 안 작가의 작업은 제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안 작가는 ”일본에게 간토대지진 100주년은 부흥의 상징이지만 우리에게는 간토 조선인 대학살의 처참한 역사의 기억이고, 이름도 없이 죽어간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시나위이자 레퀴엠“이라고 밝혔다. 우종희 기자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