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양인택-제주경실련 집행위원
양인택-제주경실련 집행위원

◆ 도시가 아닌 섬이란 문화에 중점 둬야
제주가 도시재생지원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이 지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탐라문화광장이 조성됐어도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실정에다 도시재생 사업으로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지만 무엇이 확 달라졌는가? 에는 도민들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수밖에 없다. 제주는 섬이란 독특한 마을문화가 있어야 할 곳이지 도시는 아니기 때문이다.
제주 도시재생 지원센터는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하면서 도시재생대학 과정과 심화과정, 뉴딜코디네이터 전문가 양성 과정, 성터길 해설사 양성과정 등의 교육을 추진해왔다. 물론 주민들의 도시재생에 대한 올바른 이해 및 지식 습득과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교육을 이수한 주민들은 수년이 지난 지금 어느 자리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라고 떠올려보면 교육을 이수한 그 전문 지식은 세월 속에 묻히고 그 지식은 한조각의 추억으로 남아있을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도시재생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제주란 섬의 특성을 살리면서 각 마을문화와 연계해 발전해 나가는 방향이 올바르지 않을까. 그동안 원도심을 위한 재생사업이 원도심의 문화를 잘 살려서 어떤 발전을 시켰는지를 제주도당국과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는 다시 한 번 뼈아프게 돌이켜 봐야 한다.

◆ 세금 먹는 하마의 도시재생 방향 전환 절실
도시재생에 대해 A라는 주민은 원도심의 발전 사업도 좋지만 “원이란 자체가 없는데 원도심을 어떻게 재생시키느냐”고 볼멘소리로 반문한다. 또 그는 원이 없는데 무슨 원도심 마중물 사업을 왜 하는지 이해가 어렵다 한다.
B라는 주민은 도시재생 사업 추진은 이해가 불가하다면서 세금 먹는 하마 행태로 터진 항아리에 물 붓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도시재생 사업을 비판한다. C라는 마을관계자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제주란 섬의 마을문화가 오히려 파괴되고 도시도 농촌도 아닌 어정쩡한 마을로 변해가는 등 잘못 돼 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차라리 그 사업비용을 사회복지 예산으로 활용하는 게 제주 사회를 위한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원도심이라 일컫는 구제주에 있는 오래된 역사 문화가 깃든 주요 건물이라고는 관덕정, 목관아, 귤림서원, 오현단, 제이각 등이 있으나 복원 상태도 완벽하지 못해 찾는 이들의 비아냥거리는 소리만 늘어나고 있다. 또 귤림서원과 오현단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다 하더라도 그 부근의 주차장이 협소해 이용객들의 불편만 가중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제이각이 주차장이 있으나 승용차 약 10대 주차하면 더 이상 주차할 수 없는 좁은 공간이라서 주변 길가의 불법 주차로 그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만 가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원도심의 제반 환경은 문화자원 미흡과 주차시설 등이 열악해 방문 욕구보다는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동문시장 주차장도 주말인 경우에는 엄청 복잡하고, 차가 밀려 이곳에 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이러한 상태에서 원도심의 마중물 등등 사업 보다는 제주의 문화자원을 재생하는 방향으로 우선돼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

◆ 영주관 터 10여 년 방치와 칠성로 점포 임대 광고 수두룩
영주관이란 객관은 외국 사신과 중앙에서 내려오는 관리들의 숙소로 사용됐던 곳으로 원도심의 핵심거리인 칠성로의 북측(제주북초등학교 동측)에 그 터로 돼 있는지도 10여 년이 지나고 있으나 잡풀만 무성히 자란 보기 흉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또 원도심 핵심인 칠성로에는 상가들이 많으나 점포임대란 표식이 붙여져 있어 찾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뿐만 아니라 관람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든다. 여기에다 적거터란 표석이 원도심을 찾게 만드는 동기가 될는지 의문이 들지만 그 표석을 보러 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판단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상품세일을 대폭해도 찾는 이들이 많지 않고, 주차장 협소로 접근 의욕이 상실되고, 여기에다 원도심을 방문할만한 역사 문화자원 등의 미흡 등으로 방문가치를 느낄 수 없는 현실이다. 관덕정의 야간 개방에도 불구하고 밤 9시가 지나면 원도심은 암흑의 거리로 변해 방문객의 발길이 끊어지는 실정이다.

◆ 섬의 문화자원 재생이 필요 
제주 섬은 타 지역에 비해 역사 문화자원이 아주 빈약하다. 하지만 옛 자료들에 의하면 역사 문화자원들이 상당히 많다. 문화자원을 어떤 시각에서, 어떤 정책으로 추진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와 보존 여부가 달라진다. 예로 옛 제주시청 건물을 헐어서 주차장으로 만들어버리는 정책과 문화에 대한 인식 문제가 제주 원도심을 역사 문화자원이 부족한 제주로 만들어 버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옛날의 성안이라 불리던 시기에 동문, 서문, 남문, 공신정, 삼천서당 등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도로 확충과 건축 등의 개발로 형체도 없이 사라져 표석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태고는 아니더라도 조선시대에 있었던 옛 건물이나 성문 등을 자료에 의해 역사 문화가 깃든 문화자원의  재생으로 그 옛날의 제주성안 풍경을 원도심에서 느낄 수 있는 조성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남문로터리에 조선시대 성문을 크게 설치해 관람할 수 있게 하고, 그 문을 통해 차량이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건축물을 재생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하다. 꼭 있었던 그 위치가 아니더라도 다른 위치에서 옛날의 제주 성안을 볼 수 있는 역사 문화자원을 재생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 백년대계를 위하고 “다시 찾는 제주”가 되도록 진력하는 게 당국의 책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