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시티 프로젝트 ‘더 라인’ 형상화
건설 도시 안에 환경·노동 등에 초점

거울에 비친 도시의 기호화는 어떤 모습일까.

제주현대미술관은 ‘기억 속 시간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 ‘시대를 표상하는 기호와 오브제’를 통해 인간 욕망이 만든 현재 세계와 그로 인해 찾아올 미래 세계를 주목한 이웅철 작가의 새로운 전시 ‘더 라인-기억의 거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 작가의 아버지가 1970~1980년대 국토개발계획을 위해 젊은 시절 파견노동자로 일한 체험을 바탕으로 일련의 사건들과 현장에서 수집한 중동의 열기를 품은 오브제들로, 사적이지만 공적으로 작품을 이끌어나간다.

이 작가는 그 당시 중동의 상황을 상상하게 하고, 그 이야기 너머에 다양한 욕망과 과거·현재의 모습들이 서로 교차된다. 과거 70년대와 마찬가지로 현재 제2의 중동 특수를 노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형 스마트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는 표면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탄소제로도시 등 친환경 도시건설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오일머니가 투입된 ‘건설 계획’, 자원으로 야기된 ‘세계 경제의 패권’, ‘왕권 강화’, ‘개발도상국의 노동 자원’과 ‘광물 자원’, ‘전쟁’ 등 국가와 인간의 다양한 욕망들로 나타난다. 그 끝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동일한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는 자연에 거대한 인공물이 만들어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의 프로젝트 중 일부인 ‘더 라인’을 형상화했다. 거울과 도시의 비전을 기호화한 도상들, 아버지의 중동 시절 기록을 재해석한 시와 현장에서 수집한 오브제를 활용한 영상 등 자연 속에 인공물이 어떤 방식으로 성립되는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거대한 건설 계획안에서 국가와 개인의 상태, 실제 환경, 노동, 자원과 욕망에 따라 찾아올 예측 불가한 미래를 함축해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이는 것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이면의 모습을 상상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

3월 13일부터 8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제주현대미술관 내 1평 미술관에서 열린다. 우종희 기자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