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대전 하나시티즌 경기 5급 이상 공직자 400여 명 응원
적극 참여 협조 사실 ‘반강제’…관람 희망 도민 지원 바람직 지적도

제주 유일의 프로구단인 제주유나이티드FC의 2024 K리그 홈경기 개막전에 제주도와 행정시 5급 이상 공무원들이 동원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제주유나이티드는 지난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을 상대로 경기를 펼쳐 시즌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오영훈 지사를 비롯한 공직자 400여 명도 홈팀의 선전을 응원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오 지사는 감귤색을 연상시키는 제주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선수단과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시축을 했다. 구창용 제주유나이티드 대표이사와 김학범 감독, 주장 임채민은 선수단을 대표해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관중 9500여 명 가운데 400여 명의 공직자는 반강제로 동원됐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제주도는 지난 4일쯤 도와 행정시 전 부서에 ‘제주유나이티드FC 홈 개막전 경기관람 및 도정시책 홍보계획’ 참석 협조 공문을 보냈다.

프로스포츠 관람 문화 활성화와 도정시책 홍보를 위해 5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의 ‘적극 참여’를 협조하는 내용이었지만 사실 반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직자 내부 소통망 ‘메아리’로 참석자 명단을 알리는 피드벡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지난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FC의 K리그 홈개막전에 5급 이상 공무원을 참석시킨 것과 관련해 구태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FC의 K리그 홈개막전에 5급 이상 공무원을 참석시킨 것과 관련해 구태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평소 축구경기는 국가대표 경기 외에는 잘 보지도 않지만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제주 유치, 제주고향사랑기부제 등 도정시책 홍보도 있어서 모른척 할 수도 없고 때마다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전국 생중계를 감안하면 APEC 제주유치와 고향사랑기부제 등 홍보 효과가 탁월했다고 인정은 된다”면서 “하지만 일과 가정 양립 가능한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을 선도해야 할 행정에서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유일한 휴식 시간을 방해하는 구태행정 아니냐”고 반문했다.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공무원 동원에 들어가는 ‘예산 낭비’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희망하지 않는 경기를 관람하는 공무원들 대신 경기 관람을 희망하는 저소득층 도민에게 관람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제주유나이티드 홈개막전 참석은 도정시책을 홍보하기 위해 관리자급의 솔선수범 차원에서 이뤄진 사항이지 강제사항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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