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애환을 쫓던 시대적 증인” 故장리석 화백 기증품전
제주도립미술관 장리석 기념관 ‘노(老)화가의 독백’ 개최

 

한국 근현대사를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을 묵묵히 붓으로 그려간 장리석 화백의 화폭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이종후)은 11월 3일까지 장리석기념관에서 소장품 상설전 ‘노(老)화가의 독백’을 개최한다.

6·25 전쟁을 계기로 월남한 장리석 화백이 4년간 체류하며 인연을 맺은 제주는 ‘제2의 고향’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장리석 화백은 2005년 제주도에 작품 110점을 기증했다.

장리석 화백은 근현대 격변기 서민의 삶을 대변한 대표적인 작가로, 이중섭미술관 명예관장인 오광수 평론가는 “서민의 애환을 쫓는 시대적 증인”이라고 평가했다. 장 화백은 시대의 비판이나 진실의 증거물이 아니라 시대상 자체의 증거물로 기억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1950년대에서부터 1990년대까지의 작품으로 작가의 시대별 작품 성향과 변화를 엿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1950년대에는 시대의 남성상을 대변한 노인시리즈와 제주도에 정착한 시기와 곂쳐 해녀가 중심이 된 일상 풍경이 주를 이룬다. 1960년대는 서민적 일상 풍경과 더불어 국가 건설산업에 부합된 소재의 기록적 특성을 보인 작품이 등장한다. 1970년대에는 제주의 해녀 풍경과 해녀가 다시 등장하고 향토색 짙은 설경이 주를 이룬다. 1980년대에도 해녀가 등장하는데 남해의 여인 연작을 통해 원초적인 생명성을 지닌 여성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가의 완숙기인 1990년대는 다채로운 색상과 강렬한 보색이 주를 이루며 화폭에 자신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신감에 찬 작가의 당당함을 엿볼 수 있다.

한 시대를 같이 살아온 인간의 삶을 치열하게 기록했던 장 화백의 이번 소장품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이다.

제주도립미술관 이종후 관장은 “이번에 전시되는 장리석 화백의 작품에서 제주를 안식처로 여긴 작가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다”며 “더불어 작품 기증을 통해 도민과 만나고 싶어했던 작가 생전의 깊은 뜻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종희 기자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