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수씨, 대학 재학 중 한국 복지기관 방문…기록 찾지 못해
제주경찰, 2년 5개월간 조사‧유전자 검사 통해 친자 최종 확인

화상을 통해 상봉한 박동수씨와 그의 가족.
화상을 통해 상봉한 박동수씨와 그의 가족.

5세 때 미국에 입양됐던 박동수씨(46)가 39년 만에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과 상봉했다.

지난 1980년 친모 이애연 씨는 동수씨를 포함한 4남매를 경남 김해의 큰집에 잠시 맡겼다. 동수씨는 어머니를 찾으러 나가겠다며 집을 나가 실종됐다가 1985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가 미국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1년, 한국을 처음 방문해 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를 찾아갔으나 아무런 기록을 발견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2012년에 재입국해 계명대학교 어학당을 다니며 대구 성서경찰서에 찾아가 유전자를 채취했지만 당시에는 일치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고 2016년 미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던 중 동수씨의 친형 박진수씨가 2021년 10월 ‘실종된 두 남매를 찾고 싶다’며 실종신고 했다.

당시 모친의 DNA를 채취하고 이듬해 2022년 8월 동수씨와 이애연 씨가 친자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나왔지만, 정확한 친자관계 확인을 위해서는 정밀한 2차 분석 작업이 필요했다.

국내에 거주 중인 친모와 달리 동수씨는 미국에 거주하는 데다 2012년 계명대 어학당 재학 시 사용했던 전자메일 주소 외에 남은 연락처가 없어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제주경찰청은 장기실종 중인 박동수씨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제주경찰청 소속 미제수사팀으로 사건을 이관해 집중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출입국관리청과의 협조와 누리 소통망을 활용한 조사로 동수씨의 미국 내 과거 거주지를 확인했고, 경찰청을 통해 이후 주 시카고 총영사관과의 공조를 통한 미국 현지 조사로 박동수 씨와 연락이 닿았다.

마침내 동수씨가 2023년 12월 주 시카고 총영사관에서 유전자를 재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동수씨가 이애연씨의 친자임이 올해 2월 최종 확인됐다.

동수씨는 18일 친모 이씨 등 한국의 가족과 화상으로 상봉했다. 해외입양인과 한국의 가족이 상봉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 사례다.

동수씨는 “친가족과 재회할 수 있어 기쁘다”며 “도와주신 경찰과 대사관, 아동권리보장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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