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기술 발전에 해외 거주 가족 사칭 피싱범죄 기승 ‘주의보’

제주경찰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칭찬글.
제주경찰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칭찬글.

“유학 중인 딸을 납치했다”는 전화금융 사기에 제주 경찰이 발 빠른 국제 공조로 피해를 막았다.

지난 15일 밤 9시 10분경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여성 A씨는 “납치 당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미국에 유학 중인 딸의 목소리였다. 곧이어 남성이 전화를 건네받아 “1000만원을 송금하지 않으면 해코지하겠다”고 협박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 B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협박범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부모를 한자리에 모아두고 아버지의 휴대전화 전원을 끄도록 지시했다. 현장에 출동한 안덕파출소 경찰은 신고자인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자, 최근 피싱 사기 수법임을 직감하고 신고자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하는 한편 형사팀에 통신 수사를 요청했다.

피해자 가족들과 만난 경찰은 이들을 진정시킨 뒤 딸이 당일 낮 시간 학교행사 일정으로 시카고에서 대만행 항공기를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시카고의 한국 총영사관에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한 끝에 시카고 경찰과 공항경찰대의 공조를 통해 신고자의 딸이 안전하게 항공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후 아버지는 딸과 통화를 통해 안전을 확인하고 안덕파출소에 방문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안덕파출소 양진모 경위는 “최근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연락이 쉽게 닿지 않는 해외 거주 가족을 사칭한 피싱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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