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에 손익분기점인 15kg 수확 어렵고 쌍구도 많아…“수급 안정 위해 제주산 조생양파 안정적 출하 중요”
제주산 조생양파 첫 수확이 이뤄지는 가운데 기대감을 내비쳐야 할 농민들이 갈수록 어려워져만 가는 농사 여건에 걱정을 키우고 있다.
18일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의 밭에서 인부들과 함께 조생양파 첫 수확에 나선 대정농협 조합원 김옥자(68)씨는 첫 수확의 기쁨보다는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1평당 20kg 이상이 수확돼야 하는데, 출하 기준인 1망(15kg)도 안 되는 13kg 정도가 나오는 데다 비상품인 쌍구(알이 두 개가 붙어있는 형태) 분포도 많은 편이라서다.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 더해 최근 잦은 비로 병해충 방제약을 평소에 비해 한 번 더 쳤고, 인건비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농사비용이 증가하는 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씨는 “지금 작업하면 3분의 1은 다 버려야 되는 상황이다. 첫 수확이라 가격이 안 정해졌지만 이래서는 농민들이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며 토로했다.
걱정은 더 있다. 가격이 상승하면 정부가 수급 조절을 명분으로 수입산을 푼다는 점이다. 김 씨는 “수입산이 물밀듯이 들어오면 죽는 건 농민 뿐”이라며 “차라리 일당 농사일을 하는 게 나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조생양파 농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한 가격은 1kg에 1200원으로 1망(15kg) 1만8000원은 돼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1kg당 1200~1500원을 유지하며 적정가격 수준을 유지했다는 게 김승만 제주농협 유통지원단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가격이 좋아 올해 전국 양파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0.5% 증가한 2971ha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주도 조생양파 재배면적의 경우 647ha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게다가 2월 비 피해가 있었던 터라 올해 생산량은 3만8310t으로 지난해 3만9250t보다 910t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춘 제주농협 본부장은 “제주 조생양파 생산량이 전국 생산량 20만t의 20%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번 첫 출하가 올해 조생양파 가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라며 “3월 들어 양파가격이 상승하며 1kg에 1700원을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수급조절을 고려 중이지만 조생양파 출하 시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며 제주산 조생양파 안정적 출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