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중에서도 발달장애인을 둔 가정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족 중 누군가 한 명은 온종일 돌봐야 하는 발달장애인을 둔 부모의 경우 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세상을 뜨는 것이 소원이라는 얘기도 종종 들려오곤 한다.
제주지역 발달장애인부모 단체를 포함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해 11월 15일 제주도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 통합교육권, 노동권 보장 2023 전국 오체투지’를 개최한 뒤 전국 12개 시도에서 오체투지를 이어갔다.
이처럼 전국의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보통의 비장애인들과 꼭같은 삶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둬 자립생활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장애인부모네트워크는 지난 1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4·10 국회의원 선거 정책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 주거생활서비스 시범사업 도입 △모두를 위한 통합교육 보장 △노동권 보장 △발달장애인 의료체계 확립 △찾아가는 방과후 활동, 주간활동 서비스 도입 등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발달장애인 중 44.3%가 부모로부터 자립해 살고싶어 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지만 실제 자립한 발달장애인은 7.2%뿐”이라며 “성인 발달장애인의 주거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주거생활 서비스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치매 환자가 점점 늘면서 가정 대신 국가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와 지자체, 교육행정 당국은 발달장애인인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갖고 정책을 추진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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