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불안에도 전공의 집단행동·교수 집단사직 지지 못 받아”
병원 노동자들 “공공성 회복·차별없이 평등한 의료 대안 요구”

병원 노동자 등 제주 시민들이 21일 제주대병원 현관 앞에서 '공공의료 찾기 시민 행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김진규 기자]
병원 노동자 등 제주 시민들이 21일 제주대병원 현관 앞에서 '공공의료 찾기 시민 행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김진규 기자]

의-정 대립에 공공의료가 실종된 지 한 달을 넘겼다. 제주 유일 국립대병원이자 도내 핵심공공의료기관인 제주대학교병원도 사상 초유의 위기에 처하자 병원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서며 “지금 필요한 것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온전하게 보장되는 공공병원 확충과 의료공공성을 확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대병원 노동자에 따르면 현재 제주대병원은 전공의 집단사직 여파로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입원 병동 할 것 없이 모든 진료부서가 평상시 대비 절반 정도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 환자는 진료조차 어려운 상황이고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 조차도 공공의료 공백으로 위험에 노출됐다. 병원 진료 공백으로 2000여 명의 제주대병원 직원들에게 정상적 임금 지급조차도 어려운 실정이다.

좋은 공공병원 만들기 운동본부와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등 100여 명은 21일 제주대병원 정문 앞에서 ‘공공의료’ 찾기 제주 시민 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시민 행진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의사들의 대립 속에 시민들의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중증 환자들이 진료받는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기능도 대폭 축소되고 일부 의대 교수들마저 집단사직 결의로 환자들이 매우 심각한 고통에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환자들의 불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잘못된 요구를 내건 전공들의 집단행동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한다”며 “한국의 의사 수 부족은 분명한 사실이며 의대 증원과 의사 인력의 공공적 양성은 필수 과제다. 의사들은 자신들만의 아집을 되뇌며 잘못된 요구로 싸울 것이 아니라 시민, 노동자, 환자들의 지지를 받을 요구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부와 의사 간 대립에 실종된 진정한 해법인 충분한 공공의료, 의료민주화와 모두를 존중받는 의료 공공성 회복을 요구하며 이 자리에 모였다”며 “우리는 질병과 성별, 지역, 경제적 차별없이 평등한 의료를 대안으로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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