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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장

농업과 농촌은 국민먹거리 생산을 책임지고 식량주권을 지키는 생명의 터전일 뿐만 아니라 맑은 공기와 빼어난 자연경관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삶터·일터·쉼터로서의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취약한 기초생활여건, 소득 감소 등으로 매년 정주의 매력이 감소하고 지역소멸까지도 우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주도는 농가인구, 농업생산액, 농가소득 등 1차 산업인 농업 관련지표 비중이 전국에 비해서 매우 높다. 투수계수가 큰 지질 특성상 농업용수의 대부분을 관정 위주의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으며, 논이 없는 대신에 주로 밭과 과수원에 농업용수를 공급해 연중 쉬지 않고 농사를 짓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이하 공사)는 地水人村 즉, 농지, 농업용수, 농업인, 농촌지역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농업전문 공기업으로 주로 농업기반시설의 설치와 관리를 통한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 농어촌 지역개발을 통한 삶의 질 향상, 농지은행 등을 통한 청년농 육성과 농가경영 안정화 등의 기능과 역할을 지니고 있다.

주요 업무로는 첫째, 극심한 가뭄과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설치와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하고 있다.제주도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공농업용 관정 900여개를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수질개선과 개보수 등 유지관리업무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하천수, 용천수 등을 취수원으로 하는 성읍저수지, 상대저수지 등 10개 저수지의 설치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30만톤 규모의 무릉저수지를 완공함으로써 매년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정읍지역 2164ha의 농지에 안정적인 용수공급기반을 마련했다. 또 농업용수 통합광역화사업을 통해 제주도 전역에 걸쳐 대형관정과 저수조를 설치하고 체계적으로 연결해 전천후 농업용수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금년 10월에 수립하는 ‘제3차 제주도 농업용수 종합계획(제주도에서 공사로 용역위탁)’에는 향후 10년간 농업용수 공급계획, 농업기반시설 및 수질관리계획 등 미래의 효율적인 농업용수 관리체계의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둘째, 제주 고유의 생태·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있는 농어촌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해 제주다움을 지키고 농어촌의 다원적인 가치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업해 농촌협약과 농촌공간정비계획 수립을 통해 기존의 소규모 마을개발 등 개별단위사업 중심에서 농어촌의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통합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UNESCO에서 섬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최고의 자연박물관으로서 빼어난 경관과 더불어 학술가치가 높은 지형·지질과 희귀한 동식물이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러한 자원과 연계해 제주 고유의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고, 또 전국 최대의 생산량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감귤, 당근, 메밀 등 특산물을 활용한 상품과 체험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농어촌지역공동체를 유지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셋째, 농촌의 미래 일꾼을 확보하고 농업의 경쟁력 확보와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농지은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령·은퇴 및 비농업인 등의 농지를 농지은행(공사)이 매입·수탁해 청년농에게 집중 지원하고 농지에 IT기반의 온실 등 스마트팜을 설치해 청년농에게 장기임대지원을 하고 있다. 또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경영위기에 처한 농가에게 경영회생자금을 지원하고 고령농업인에게 매월 농지연금을 지급해 농업인에 대한 두터운 사회안전망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금년부터 신규 정책사업으로 시행하는 ‘농지이양 은퇴직불사업’은 농업경영을 은퇴하고자 하는 고령농가가 농지를 매도하는 경우에는 농지매도대금과 함께 ha당 매월 50만원(최대 200만원)의 직불금을 지급해 소득안정을 도모하게 된다.

넷째, 미래의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농촌을 이어 나가기 위해 참신한 新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도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보전하기 위해 빗물, 하천수, 용천수 등을 활용한 대체수자원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공사는 그동안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하천수나 용천수를 양수해 저수지나 저수조에 모아 뒀다 농업용수나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 적극 모색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무분별한 토지이용을 방지하고 농촌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이 금년 3월29일부터 본격 시행하게 된다. 앞으로 공사는 지자체와 협업해 마을인근의 축사, 공장 등 유해시설을 정비하고 농촌마을보호지구, 경관농업지구, 농촌융복합산업지구 등 농촌특화지구 지정 운영을 통해 농촌환경과 조화로운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쾌적한 농촌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농촌지역의 소멸위기에 대응함은 물론, 농촌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새로운 인구 유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농촌지역이 미래의 성장잠재력이 풍부하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임을 이미 세계의 많은 석학들이 확신하고 있다. 

앞으로 공사는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응해 제주 농업·농촌이 한층 더 풍요롭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김 동 철 /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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