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어 의사들도 움직임…병원 사태 주시 ‘고심’
제주도, 장기화 대비 전문의 군의관 2명 긴급 투입 지원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정부의 입학 정원 증원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정부의 입학 정원 증원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배정’에 반발한 전국의 의대 교수가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제주대학교병원 교수들도 사직에 가세하면서 의료공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제주대학교병원에는 150여 명(기금교수 46명 포함) 의대 교수가 근무하고 있는데, 지난 25일 오후부터 사직서 제출이 잇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의대 교수 3000여 명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것과는 달리, 제주대병원 교수 개별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 교수가 사직서를 내더라도 당장 병원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료와 수술 등 업무를 주 52시간 이내로 줄이고, 다음 주부터 외래 진료도 최소화하기로 하면서 진료 공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의 집단사직이 한 달을 넘기면서 의대 교수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쌓인 것도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제주대병원 교수들도 집단 사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제주대병원에 근무하는 한 노동자는 “의대 증원 문제는 제주대병원이 아닌 전국적인 사안”이라며 “이른바 ‘빅5 병원’중에서도 정점에 있는 서울대 의과대학의 결정에 기본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대병원 교수들도 고민이 많겠지만, 당사자는 말을 아끼고 있다”며 “이 때문에 병원 분위기는 폭풍전야다. 병원 내에서도 만일의 사태에 고민하며 대비하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의-정 갈등으로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대병원 전공의 집단사직 여파로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입원 병동 할 것 없이 모든 진료부서가 평상시 대비 절반 정도의 가동률을 보인 가운데, 교수들까지 집단 사직할 경우 의료공백은 악화일로로 치달을 전망이다.

26일 제주대병원에서 만난 환자는 “전공의 파업할 당시만 하더라도 ‘조금 그러다가 말겠지’하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너무 불안하다”며 “환자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다. 생명을 볼모로 한 행동은 절대 용서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의사 집단행동 장기화에 대비해 지난 25일 중환자 진료 의료기관인 제주대병원에 전문의 군의관 2명을 긴급 추가 파견했다. 파견된 군의관은 정형외과와 안과 전문의로 제주대병원에서 입원·응급환자 등 대상 필수의료 진료과 업무를 지원하며 4월 21일까지 배치돼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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