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미술인협회, 산지천갤러리 등서 내달 2~30일 4·3미술제
항쟁·수난·침묵의 시기 공동체 힘으로 버텨온 4·3정신 담아

4·3미술이 걸어온 지난 30년의 성과와 과제를 바탕으로 새로운 30년을 만들기 위한 예술인들의 다짐과도 같은 미술제가 개막한다.

제31회 4·3미술제가 오는 4월 2일부터 30일까지 예술공간이아와 산지천갤러리에서 열린다. 미술제는 탐라미술인협회가 주최하고 4·3미술제조직위원회에서 주관하며 46명(팀)의 작가들이 작품을 출품했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봄은 불꽃처럼’은 1948년 4·3항쟁에 참여했다가 1949년 일본으로 밀항해 아흔이 넘은 현재까지 일본어로 일본에 대항하는 시 창작을 이어오고 있는 김시종 시인의 시 ‘봄’에서 따왔다.

올해 4·3미술제는 수난사로서의 4·3을 넘어 현재까지 면면히 흐르고 있는 공동체의 열망에 주목하고 있다. 항쟁, 수난, 침묵의 시기를 공동체의 힘으로 버텨온 4·3의 정신을 담았다.

1948년 4월, 봉화의 불길을 피워 올렸던 주체들이 가지고 있던 감정은 제주 도민 사회의 저변에 흐르고 있는 감정과 만나 하나의 저항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의에 대한 저항은 국가권력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혔다. 그럼에도 오랜 침묵의 시간을 깨트려 솟아오른 것은 진상규명을 향한 열망이었다. 열망이 불꽃으로 타올라 현재의 4·3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라앉아 있던 기억을 수면으로 끌어 올리는데 수십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 결과 4·3특별법 제정, 희생자 보상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어왔다. 이 과정에 함께 해 온 것이 4·3미술이다.

하지만 4·3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산적하다. 미국에 대한 책임 규명 및 가해자 처벌이 남은 과제 중 하나다. 이에 탐라미술인협회는 시대를 이어가야 하는 주체가 필요하다며 전승의 주체는 청년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4·3의 정신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기 위한 가교역할을 하는 이번 4·3미술제의 개막식은 4월 3일 오후 4시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월요일은 휴관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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