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유난히 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그로 인해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 등을 많이 먹게 되면서 그 만큼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됩니다. 특히, 밤이면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아이들에 대해서 부모님들은 어려서 그러려니 하고 한번 야단을 치고는 넘겨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한 번쯤은 야뇨증이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보통 세 살쯤 되면 혼자 화장실에 가고 다섯 살이 넘어가면 대부분이 오줌을 가리게 됩니다. 하지만 다섯 살이 넘어서도 밤에 유난히 이불에 오줌을 싸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야뇨증 입니다. 야뇨증을 앓는 아이들은 밤에 오줌을 싸는 것뿐만 아니라 낮에도 자주 오줌이 마렵고, 오줌을 못 참는 증상을 함께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다섯 살이 넘어선 아이들이 앞서 말씀 드린 증상을 호소한다면 야뇨증을 의심해 보고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야뇨증의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유전적인 요인으로부터 호르몬 이상, 심리적 요인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가장 보편적인 원인으로 가족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거나 유치원 등 주변 또래들과의 관계 및 밤에 공포를 느끼는 등의 심리적인 요인이 대부분이지만, 야뇨증을 앓았던 부모의 유전적인 요인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몸의 수분량을 조절하는 항이뇨 호르몬이 밤에 잘 분비되지 않아 밤에도 낮과 비슷한 양의 소변을 만들어 야뇨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는 신장 및 요로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유난히 밤에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한다면 병원을 찾아 요검사와 요배양검사와 같은 간단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으며, 부모가 배뇨 및 배변일지와 야뇨증 설문지를 작성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야뇨증 치료는 습관을 고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전에 화장실에 다녀오도록 하는 습관을 기르고, 오줌을 싸면 알려주는 야뇨경보기 등을 사용해 소변이 마려울 때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 소변을 보는 습관을 길러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주의해야 할 점은 저녁에 아예 물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므로 삼가고, 이뇨작용이 있는 우유, 아이스크림과 카페인이 든 음료수는 저녁 식사 후에는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줌을 싸지 않는 날은 달력에 스티커를 직접 붙이게 하고, 칭찬해주며 그에 상응하는 선물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요즘은 권장하고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야뇨증 약은 치료효과가 빠르지만 간혹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어 복용 전 전문의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야뇨증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것으로 생각하여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야뇨증은 아이를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성격형성 및 사회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특히, 부모님이 밤에 오줌을 싼 후에 아이를 야단치거나 모욕감을 주지 않는 것이 아이의 치료에 매우 중요합니다.

김   석   현
한국병원 소아과 전문의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