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ㆍ칠레에 이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이 양 당사국간 협상을 마무리 짓고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번 한ㆍ미 무역협정으로 우리 제주도의 감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중국과 일본과도 계속적으로 자유무역협정은 체결되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상황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험난한 자유무역협정의 높은 파고를 넘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 다름 아닌 지역의 농산물 등 특산품을 가지고 지역의 명품 만들기를 위하여 온 정력을 다 쏟고 있다. 지금 우리 제주시의 경우도 뉴제주운동의 핵심과제로 정하고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필자는 지역농산물 등 특산물이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충족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필요조건으로는 ①지역의 청정성과 연계한 품질의 우수성 유지 ②적정가격유지 ③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을 들 수 있겠고, 충분조건으로는 ④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가미한 명소화 전략 ⑤기존 고객의 데이터 베이스화 등을 들 수 있겠다. 이하에서는 필요충분조건 5가지에 대하여 요약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로 지역의 청정성과 연계한 품질의 우수성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청정성에 대하여 지금 국제사회는 물론 국내도 단순히 청정하다는 것을 가지고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자부할 수는 없다.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등 그 어딜 가더라도 모두 우리지역이 청정하다고 한다. 환경의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긴 하지만 청정함을 나타내는 지표를 개발하여 다른 지역과 차별화 하고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도록 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농산물을 생산하는 지역의 공기오염도나 토양오염도 등을 측정, 이를 허용기준치와 비교하여 상품에 표기하면 될 것이다. 품질의 우수성에 대하여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왜 그 품질이 우수한지를 공인된 기관의 성분검사성적을 기초로 공표하고 그 성분이 동종의 다른 제품과 비교할 때 특히 어떠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우수한지를 나타내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구좌지역 등 우리시의 동부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당근에 대한 성분을 분석하고 우리가 먹었을 때 그 성분이 우리 눈을 밝게 해주는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상품의 포장지 등에 표기하여 차별화하여야 한다.

둘째로 적정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명품이 되면 공급이 부족하여 가격이 오를 것이지만 지속가능한 생산과 판매를 위하여는 손익분기점을 넘는 선에서 적정한 이윤만을 추구해야 한다. 명품이 되기 위하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사항이며, 소비자의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부분이다.

셋째로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여기서 일반적인 전략은 생략하고 요즈음 빠르게 변화하는 인터넷 정보화 시대에 걸 맞는 방법 하나만을 소개하기로 한다. 그것은 바로 UCC(User Created Contents)기법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즉, 명품을 생산하는 농민이 씨앗 파종에서부터 수확에 이르는 과정을 촬영, 인터넷상에 공개함으로써 소비자가 믿고 그 농산물에 대하여 구매력을 제고하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넷째로 명품을 만들려면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가미한 명소화 전략도 동시에 추진하여야 한다. 명품과 명소화 전략은 서로 보완관계를 가지며, 명품 만들기를 위하여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가령 한경면 고산지역의 황토마늘을 명품화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바다 목장화 사업을 추진하는 있는 차귀도와 인접 수월봉, 그리고 선사유적지를 명소화하여 나간다면 이 황토마늘의 명품화가 보다 빨리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기존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으로 관리해야만 한다. 명품 만들기는 쉬운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어려운 과제도 아니다. 명품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의 열정과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명품은 그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강   봉   오
제주시청 기획예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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