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음식을 잘못 먹고 고생한 경험은 한두 번 정도는 있을 것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 단체 급식을 하는 학교 혹은 돌잔치나 결혼식 피로연 후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는 뉴스도 종종 접할 수 있었습니다.

식중독 하면, 단순히 상한 음식을 섭취하여 그로 인해 탈이 나는 것으로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사실 식중독은 단일 질환명은 아니며, 어떤 미생물 혹은 화학물질에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먹은 후 단시간 내에 배가 아프면서 구토, 설사 등을 주 증상으로 하는 질환을 묶어서 식중독이라 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식품위생법에 식품의 섭취로 인하여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 물질에 의하여 발생하였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WHO에서는 식품 또는 물의 섭취에 의해 발생되었거나 발생된 것으로 생각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식중독으로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은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동·식물성식품에 함유된 각종 독소성분 등 다양하지만, 크게 나누자면 미생물이 생산한 독소에 의한 것과 미생물 감염에 의한 것으로 구분되어 집니다.

독소 섭취형 식중독은 주로 포도상구균에 의한 것이 대표적인데, 잠복기가 1~6시간 정도로 짧고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며 설사는 대개 수양성인 점이 특징입니다.

독소 생산형 식중독은 콜레라, 장독소형 대장균이 대표적이며, 잠복기가 8~16시간으로 다소 길고 증상은 구토보다는 수양성 설사가 더 심한 것이 특징입니다.

감염형 식중독은 살모렐라, 쉬겔라(세균성 이질), 장침범형 대장균 등이 대표되는 원인이며, 체내로 들어온 세균이 장점막을 침범하여 식중독이 생기며, 잠복기는 12~24시간 정도이고 독소에 의한 식중독과 달리 발열이 있으면서 오한, 몸살 등의 전신 증상과 함께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대변 검사 시 백혈구가 검출됩니다.

혼합형 식중독은 어린이에게 많이 감염되는 예르시나아균과 비브리오 파라헤모리티쿠스가 대표적인 예이며, 위에서 말한 두 가지 기전이 혼합되어 발생하는 식중독입니다.

이는 체내에 침범한 세균이 장독소를 생산함과 동시에 직접 장점막을 침범할 수도 있는 식중독으로 잠복기도 다양하고 증상 또한 변이가 많습니다.

식중독 치료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으면 설사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음식대신 수분(이온음료 등)이나 정맥내 전해질 용액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예방하며, 자칫 잘못하면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병을 더 오래 끌 수 있기 때문에 설사약은 함부로 복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항구토제는 주어서는 안되며, 항신경제는 염증성 설사에서는 피해야 합니다.

만약, 설사가 1~2일 지나도 멎지 않을 때, 복통과 구토가 심할 때, 열이 많을 때,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식중독균이 손이나 조리기구를 통해서 식품에 부착, 증식하여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손을 자주 씻어 자신 스스로가 세균의 매개체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조리기구 또한 잘 씻고 정기적으로 소독, 건조 시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식중독균은 실온상태(10~40℃)때, 급속히 증식하기 때문에 구입한 식품은 빨리 냉장 보관하고 만들어 둔 요리는 빨리 먹도록 해야 합니다.

가열하고 조리한 식품은 중심부가 75℃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하고 남은 식품을 재 가열할 때도 충분히 가열해야 합니다.

그러나 식중독균이 만들어내는 독 중 열에 강한 것(황색포도구균이 만드는 Enterotoxin 등)이 있기 때문에 가열하면 되겠지 하는 과신은 금물입니다.

박   철   희
한국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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