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결승행 놓고 25일 말레이서 격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대2로 신승 거둬
이운재 2골 선방 '역시 캡틴'…김정우, 깨끗한 마무리 슛

‘마지막 키커’는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인도네시아 선제 결승골의 주인공 김정우였다.

그의 발끝에 베어벡호의 운명이 달려있었다.

숨을 고른 김정우는 방향을 읽힐 새라 재빠르게 골대 오른쪽으로 슛을 날렸고, 이란 골키퍼는 반대쪽으로 몸을 날렸다. 120분간 벌어진 빗속 혈투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47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중동의 강호’ 이란을 꺾고 2007 아시안컵 축구 준결승에 진출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대회 8강전에서 득점없이 승부차기에 돌입해 4-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25일 베트남을 2-0으로 꺾고 4강에 오른 이라크와 결승 진출 티켓을 다툰다.

역대 상대 전적 8승4무8패가 말해주듯 한국과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는 이란은 해외파가 대거 결장한 베어벡호와는 달리 최전방 공격수 하세미안(독일 하노버96)을 비롯해 중앙 미드필더 알리 카리미(독일 바이에른 뮌헨), 수비형 미드필더 네쿠남(스페인 오사수나) 등 2006 독일월드컵에 출전한 정예 멤버들이 대거 출격, 전력의 누수가 거의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58위)보다 12계단이나 앞선 45위. 더욱이 지난 대회 8강전에서 한국의 준결승 진출(3-4 패)을 좌절시킨 팀이었다. 예상대로 경기는 한 쪽의 치우침없이 시종일관 팽팽하게 전개됐다.

전후반 90분, 연장 30분내에도 가리지 못한 승부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첫 번째 키커는 이천수였다. 자신감있는 모습으로 골대 앞에 선 이천수는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고, 이란의 첫 번째 키커 잔디 역시 골에 성공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두번째 키커 김상식의 승부차기 성공에 이어 골키퍼 이운재(사진=노컷뉴스)가 마흐다비키아의 슈팅을 막아내며 2-1로 앞선 한국은 이어 김두현의 슛이 이란 골키퍼의 발에 맞고 튕겨나오면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네번째 키커 조재진이 또 한번 골망을 흔들었고, 이어 카티비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읽어낸 이운재의 선방으로 3-2로 앞선 한국은 마지막 키커로 나선 김정우가 깔끔하게 슛을 성공시키며 승리로 경기를 마감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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