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20분. 회천구장에는 지난 18일과 19일 16강전, 8강전, 4강전을 거쳐 결승에 진출한 10개팀 선수들과 가족, 축구동호인들로 만원을 이뤘다.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열기만큼이나 뜨거운 햇살이 운동장을 달구었다. 경기에 나설 선수들 마저 우리가 우승을 한다는 필승의 각오로 경기전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켰다.

오전 9시부터 10시10분까지 진행된 시범경기를 지켜보던 각 부별 결승진출 팀 선수들 사이에선 비록 눈으론 경기를 지켜보고는 있지만 남모른 긴장감과 비장함까지 엿볼 수 있었다.

오전 10시20분께 드디어 50대 결승이 시작됐다. 한라와 삼성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서고 잠시 후 심판의 휘슬소리에 공은 운동장 사이를 구르기 시작했다.

한라와 삼성은 역시 결승전에 오른 팀다운 경기력을 보이면서 전반을 0-0 무승부로 마무리졌다. 나름의 탐색전이었던 것이다.

후반들어 한라가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다. 한라는 후반 4분 오인하 선수의 첫 골로 1-0으로 삼성을 앞섰다.

삼성도 이 골로 자극을 받아서인지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한라는 첫 골을 터트린 후 9분 뒤인 후반 15분 김승윤 선수가 두번째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삼성의 추격의지를 무너뜨리는 골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이에 굴하지 않고 후반 막판까지 만회골을 터트리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후반 종료 휘슬과 함께 60분간의 경기가 끝났고 한라 선수들은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 승리였다.

삼성 역시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는 멋진 플레이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50대 결승에 이어 벌어진 여성부 결승은 11시47분께부터 시작됐다.

월드컵여성과 용여성의 한판 대결이었다. 결승에 오르기까지 이 두 팀은 경기 정규시간내에 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적인 모습에다 골 결정력까지 보여주는 실력을 입증했다.

기선 제압은 월드컵여성이 먼저였다. 월드컵 여성 이세열 선수가 전반 14분 첫 골을 팀에 선사한 것이다.

뜻하지 않게 골을 허용한 용여성은 이내 마음을 다잡고 월드컵 골문을 노리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전반에 동점골을 뽑지 못한채 0-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들어 용여성은 전반 후반의 열기를 몰아 후반 2분만에 구명희 선수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전세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후 13분동안 월드컵여성과 용여성은 미드필드 싸움을 펼치며 서로 밀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후반 15분 드디어 균형의 추가 깨지면서 월드컵여성 쪽으로 기우는 골이 터져 나왔다. 후반 15분 월드컵여성 김학심 선수가 팀의 두번째 골이면서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용 여성은 이 골로 상심했지만 후반 막판까지 투지를 잃지 않고 추가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전 선수가 사력을 다해 뛰었지만 운이 없었다.

하지만 용여성은 남성 못지 않은 투지와 화이팅으로 경기에 임하는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여성부 결승전 다음으로 20대부 결승이 치러졌다.

20대부에서는 FC제주와 정낭이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다소 싱겨운 경기였다. 정낭은 전반 시작과 함께 전반 8분에 정낭 스트라이커인 고인학 선수가 첫 골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향한 첫 디딤돌을 놨다.

이후 전반 29분에는 정낭 강범학 선수가 두번째 골을 팀에 선사했고, 전반 35분께에는 전반 8분 첫 골을 성공시킨 고인학 선수가 자신의 두번째 골이자 팀의 세번쩨 골을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낭은 후반 13분께에도 이경언 선수가 네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로써 정낭은 FC제주를 4-0으로 이기며 20대부 우승을 차지했다.

정낭의 득점력은 16강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정낭은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기록한 골 수는 무려 9골로 결승전까지 합치면 13골을 터트린 셈이다. 경기당 3골이 넘는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30대부 결승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가장 더운 시간대였다. 체력적으로 강한 팀이 유리하다는 말이다.

30대부 결승 상대는 성산과 솔축구회. 결승전까지 성산과 솔은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성산은 32강전부터 4강전까지 11골을 득점했고, 솔은 5골을 득점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는 이 데이터가 역전돼 버렸다. 솔축구회는 경기 시작과 더불어 전반 4분 김두홍 선수의 첫 골로 성산의 골문을 열었고 전반 11분 송정훈 선수의 추가골을 터트렸다.

2-0으로 전반을 앞서던 솔축구회는 전반 28분과 30분께 정윤환과 이동우 선수가 팀의 세번째와 네번째 골을 선사하며 전반에만 4-0으로 성산을 앞섰다.

성산도 이에 뒤질세라 후반 시작과 더불어 맞불작전으로 맞섰다.

하지만 후반에도 솔축구회는 9분과 20분께 김철효 선수와 김창선 선수가 두 골을 더 추가하며 후반 20분까지 솔축구회가 성산축구회를 6골 앞섰다.

성산의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리 쉽게 골을 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손쉽게 골을 내주는 바람에 선수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성산축구회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오기가 작용, 후반 21분 송동호 선수의 첫 골로 솔축구회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첫 골이 터지자 성산의 골폭풍이 솔축구회 네트를 뒤흔들었다.

성산 송동호 선수는 후반 21분 첫 골에 이어 1분 후인 후반 22분에도 두번째 추가 골을 성공시키며 솔과의 격차를 4골로 좁혔다.

성산은 이 두 골에 힘입어 후반 25분 임병철 선수가 팀의 세번째 골을 선사하며 솔과의 격차를 3골차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솔축구회는 거의 같은 시간에 송정훈이 한 골을 성공시키며 7-3으로 성산을 앞서나갔다.

남은 시간은 10분. 성산의 입장에선 아쉬운 시간이었다. 성산은 10분간 파상적인 공격을 전개하며 추가골을 노려봤지만 솔축구회 수비에 막히며 이렇다할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경기종료 휘슬소리와 함께 솔축구회는 우승의 함성을 내질렀다. 50대, 여성부, 20대, 30대 우승팀이 가려진 가운데 이날 마지막 결승전으로 40대부 결승전이 치러졌다.

40대부 결승전에 올라온 팀은 신제주와 동광. 신제주는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모두 8골을 성공시키며 좋은 골결정력을 보여줬다. 반면 동광은 3골을 기록, 신제주에 골 수로는 다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제주와 동광의 결승전에서도 잘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내용은 쫓고 쫓기는 양상을 보여주며 재미있는 플레이를 선사했다.

이 결승전에서는 신제주가 전반 5분께 문재훈의 첫 골로 리드를 잡고 나갔지만 4분 뒤인 전반 9분에 정낭 강철호 선수가 동점골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승부는 후반에서 갈렸다. 신제주는 후반 8분께 강승남의 두번째 골로 동광을 2-1로 앞섰다. 또한 후반 19분께 강승남이 자신의 두번째 골이자 팀의 세번째 골을 터트렸다. 3-1로 동광이 불리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동광은 후반 29분 신제주 박재관 선수에게 다시 한 골을 허용하며 4-1로 끌려갔다.

하지만 동광은 후반 30분 강정헌 선수가 팀의 두번째 골을 선사하며 신제주를 4-2로 추격했다.

동광의 입장에선 남은 시간은 5분. 이제 두 골을 만회해야하는 입장. 동광은 포기하지 않았고 추가골을 터트리기 위한 안간힘을 냈다.

후반 종료 휘슬 소리로 경기는 신제주의 승으로 끝났다. 동광은 비록 신제주에 지면서 우승기를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1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진정한 스포츠맨쉽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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