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나이티드가 드디어 FA컵 4강에 안착했다. 제주는 18일 서귀포 강창학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FA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5-4로 이기며 4강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혈전이었다. 제주는 이날 심영성과 이리네, 조진수, 히칼딩요 등 제주 공격수 4인방을 전원 출격시켜 과감한 승부를 걸었고, 부산은 안정적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노리는 전형적인 원정팀 경기를 선보였다. 양팀은 전·후반 가공할만한 체력을 선보이며 미드필드서 부터 압박을 강행, 상대팀이 골 에어리어 근처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전반 초반과 중반은 홈팀인 제주가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지배한 반면 전반 후반에는 부산의 날카로운 역습으로 제주가 고전했다. 이런 공방전은 전반 내내 이어졌다. 하지만 양팀은 득점을 올리는데는 실패하면서 전반을 0-0으로 마무리졌다. 제주는 후반 들면서 심영성을 주축으로 공격을 감행, 후반 4분 심영성-조진수-이리네-히칼딩요로 이어지는 패스게임을 펼치며 첫 골의 기회를 잡는듯 했지만 마지막 패스 과정에서 이리네와 히칼딩요의 발에 걸리지 않으면서 아쉽게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부산도 간간히 역습에 의한 공격을 감행했지만 제주의 수비라인을 뚫지는 못했다. 제주는 후반 13분까지 파상적인 공격을 부산 골문을 향해 퍼부었지만 이렇다할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하면서 경기는 답답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후반 36분까지 제주는 부산을 밀어부쳤다. 하지만 부산은 후반 41분 전우근의 슈팅 찬스를 잡고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제주 골키퍼 최현의 선방으로 무위로 끝났다. 전·후반을 0-0으로 마친 양팀은 승부차기를 준비했다. 부산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 양팀의 코칭스태프, 선수들, 서포터즈들은 일제히 숨을 죽었다. 단 한번의 실수와 선방으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느냐, 아니면 탈락하느냐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첫 키커는 부산의 안영학 선수. 안영학은 오른발 슛으로 오른쪽 골망을 흔들면서 첫 골을 성공시켰다. 제주의 이리네와 부산의 심재원도 골을 성공시키면서 2-1로 부산이 앞서갔다. 하지만 제주의 두번째 키커로 나선 김재성이 날린 슈팅이 부산 정유석 골키퍼에 막히면서 전세는 제주에 불리해져 갔다. 부산도 세번째 키커로 나선 이여성이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기는 불운이 따랐다. 제주는 부산의 실축을 기회로 세번째 키커인 전재운이 골을 성공시키며 2-2 동점을 이뤘다. 제주와 부산의 네번째, 다섯번째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점수는 4-4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나머지 키커는 제주와 부산 각 한명씩만 남아있는 상태. 위기의 순간에서 제주 최현 골키퍼가 큰 일을 해냈다. 최현은 부산 여섯번째 키커인 이정효의 오른발 슈팅을 몸을 던지며 막아냈고, 이 선방으로 제주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제주 여섯번째 키커인 최현연이 공을 차기 위해 골에어리어로 들어섰고 최현연은 오른발을 이용해 강하게 슈팅을 날렸다. 오른발에 감긴채 날아간 공은 골망 위쪽을 흔들었고, 이 골로 제주가 5-4 극적으로 부산을 물리치고 FA컵 4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제주를 FA컵 4강으로 견인하는 데 일등공신이 된 제주 최현 골키퍼는 경기 휘슬소리가 울리기 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현 골키퍼는 경기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힘든 경기였지만 승리해 기분이 좋다”면서 “앞으로 남은 경기에 전력을 다해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수보다는 감독이 피가 더 말랐을 것이다. 과감하게 공격 4인방을 투입하고도 득점하지 못한 경기를 지켜본 정해성 감독은 승부차기끝에 한 점차 승리를 결정짓는 순간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해성 감독은 “승부차기로 이기면 큰 소리 치면 안된다”는 농담을 건네면서 승리에 대한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제주는 경기에 앞서 오전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봉사활동에서 지켜본 제주 도민들의 아픔을 온 몸으로 느껴서 인지 정해성 감독은 태풍 피해를 입은 제주도민에게 승리의 기쁨을 돌렸다. FA컵 4강을 이룬 정해성 감독은 “정규리그 5경기중 한경기를 제외하고는 4경기가 홈에서 열린다. 홈에서의 강점을 이용, 마지막까지 6강 진입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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