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가 최현연, 심영성의 골로 포항에 2-0 승리를 거두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제주는 23일 저녁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42분 최현연이 선제골과 후반 막판 심영성이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또한 FA컵 4강전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포항을 누르며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경기 전반 초반은 원정팀 포항이 주도권을 잡으며 협력 플레이를 통한 공격으로 제주 진영을 파고들었다. 포항은 전반 10분 제주 진영 골대 정면,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제주 골문을 향해 슛을 시도했지만 빗나갔다. 초반에 이어진 몇차례 슈팅을 제외하고는 양팀은 이렇다할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이지 못한채 경기는 소강상태로 흘렸다. 제주 심영성은 이런 경기 분위기를 제주쪽으로 가져오기 위해 미드필드부터 좌우 측면, 중앙까지 재빠르게 침투하며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슈팅까지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더했다. 이런 아쉬움도 잠시, 제주 최현연이 시즌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42분 포항의 좌측 측면을 파고든 이요한이 중앙을 향해 크로스를 연결했고 골대 정면으로 쇄도하던 최현연이 공을 가볍게 골문 안으로 차 넣으며 마무리한 것. 제주가 1-0으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포항은 선제골을 제주에 빼앗기자 거친 공격으로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제주 수비수들은 몸을 내던져가면서 이를 저지시켰다.

포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따바레즈와 슈벵크, 박원재, 최효진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제주 진영을 파고들었다. 포항이 잔 패스에 의한 공격을 시도했다면 제주는 후반들어 롱패스에 의한 역습을 시도했다. 계속되는 포항의 공세 속에 제주의 수비수들은 거의 몸을 던지다 싶이 수비를 해야 했다.

골키퍼 최현도 여러차례 선방을 하며 포항의 공격을 막아냈다. 후반 30분이 지나면서 제주 선수들은 체력 저하로 인한 잦은 패스미스가 이어졌고 제주 정해성 감독은 이를 선수교체를 통해 개선해 보려고 했다. 제주는 후반 34분 이요한을 빼고 강준우를, 후반 39분에는 골을 기록했던 최현연을 빼고 이동명을 투입했다.

정해성 감독의 후반 선수교체는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이들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포항의 수비진의 진을 뺏고 제주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 44분 드디어 두번째 골이 터져 나왔다. 심영성이 제주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린 것이다. 역습 기회에서 포항의 우측 진영을 파고든 조진수가 반대편으로 쇄도하던 심영성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심영성은 가볍게 공을 밀어넣어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제주는 포항과의 경기에서 2-0 완승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정해성 감독은 경기가 끝난 인터뷰에서 “(FA컵) 기선 제압의 의미도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홈에서 포항을 잡으면 FA컵에서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해성 감독은 “두 골이라는 자체가, 실점을 안 하고 2-0이라는 스코어가, 남은 경기에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경기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심영성의 추가골에 대해 “(심영성이) 청소년 대표팀에 다녀온 이후 부상 등 어려운 점이 많았었는데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제주도민들이 수재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 전체가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오늘 경기의 승리를 전해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밝힌 정해성 감독은 K리그와 FA컵, 둘 다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한편 제주는 이번 포항전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기며 승점 26점으로 단독 10위를 달렸다. 승점 30점으로 5, 6위에 포진된 전북과 서울과는 불과 승점 4점차로 좁히면서 29일 경남과의 원정경기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승부처로 떠올랐다.

제주가 경남을 이길 경우 제주는 승점 29점으로 이들 두 팀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수 있다. 이어 치러지는 홈 3연전에서 제주가 2승만 추가할 수만 있다면 제주는 승점이 35점이 된다.

6강 플레이오프 안정권 커트라인 안에 들 수 있다. 사실상 가정이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제주의 최근 상승세라면 해볼만 하다.

특히 제주 공격의 핵인 심영성이 포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골감각을 되찾았다는 점은 제주로서는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29일 경남전에 도내 축구팬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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