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7개월간의 K-리그가 막을 내렸다.

제주유나이티드는 6강 플레이오프라는 올해 가을축제에 초대받기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아쉽게 축제 참석자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제주가 이번 K-리그에서 거둔 성적은 8승6무12패로 리그 11위다.

제주는 지난 대회 전반기 리그 최하위, 후반기 10위 등 연고이전 첫해 경기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둔지 못한채 최악의 시즌을 보냈었다.

하지만 올해 제주는 비록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리그 11위에 오르면서 상위권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해성 감독도 이 점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FA컵 4강 진출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게 해준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히고 있다.

정해성 감독은 내년 시즌에는 젊은 피의 보강으로 활기있는 생동감있는 플레이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즉 더 많은 경기에 젊은 선수들을 투입, 팀색깔을 올해와 달리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주는 오는 11월부터 동계훈련과 해외전지 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강화활 예정이다.

제주 특유의 끈끈한 축구를 구사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 올해보다 더 끈길진 축구, 어느 팀이건 상대하기 껄끌러운 팀이란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제주가 올해 얻은 성과는 또 있다.

제주가 후반기에 영입한 브라질 출신 용병들의 활약이다. 정해성 감독은 히칼딩요의 막판 2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는 모습에 K-리그에 어느정도 적응했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알렉스는 부상으로 그동안 많은 경기에서 볼 수 없었지만 정 감독의 눈에는 매우 고무적인 활약을 펼쳤다고 생각하는 눈치다.

내년 이기고 싶다는 축구를 하고 있다는 정해성 감독은 내년 시즌 제주만의 플레이로 반드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하지만 제주가 이런 돌풍을 일으키기에는 몇가지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이 있다.

우선 홈에서의 승률을 높여야 한다.

제주가 올 시즌 홈에서 거둔 성적은 13경기에 5승4무4패로 승률이 40%가 채 되지 않는다.

무승부 경기를 최소화하면서 이를 승리로 이끌어내야 한다. 제주가 4무의 경기를 2승2무 정도로만 이끌었어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상당한 힘이 됐을 것이다.


홈에서의 성적은 어웨이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제주는 올해 어웨이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제주가 올 시즌 어웨이경기 성적은 3승2무8패. 승률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산술적 승률을 홈에서 뿐만 아니라 어웨이 경기에서도 높여야 한다.


또한 제주가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선 연패의 사슬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내야 한다.

제주가 올 시즌 2연패 이상 한 경우는 모두 5번으로 지난 3월10일과 18일에 있었던 성남과의 홈경기와 서울과의 어웨이경기에서 1대2와 0대1로 2연패를 기록했다.

또한 4월에도 7일과 15일에 펼쳐진 전남과 인천전에서도 0대1, 0대2로 지면서 2연패를 당했다. 특히 5월 27일 대전전을 시작으로 6월16일 전북전, 8월8일 성남전에서는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제주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가늠한 중요한 경기였던 9월29일 경남전, 10월6일 대전전에서도 2연패를 당하며 사실상 가을잔치 초대권을 얻지 못했다.
연패는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선수들을 주눅들게 만든다는 점에서 제대로운 경기운영에 큰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제주는 5월5일 울산전과 5월13일 포항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한번의 연승 기록을 얻어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연승보다는 연패의 기록이 많아 앞으로 연패를 당하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여야 내년 시즌 상위권 도약에 디딤돌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승리를 이어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올 시즌 리그 1위를 차지한 성남인 경우를 보자.

성남은 올 시즌 26경기에서 홈에서 7승, 어웨이에서 10승을 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패한 경기는 홈에서 1경기, 어웨이에서는 2경기에 불과하다.

답은 나왔다. 제주가 내년시즌 상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홈경기의 승률을 최대한 높이고 어웨이 경기에서는 절반의 승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홈에서의 높은 승률은 홈팬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올해 경기수를 감안, 제주가 내년 홈 13경기중 7승 정도, 어웨이 13경기중 6승 정도를 얻을 수만 있다면 13승 정도로 올 시즌 4위를 기록한 경남 정도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타 팀과 달리 어웨이경기를 치를 경우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하다. 그래서 제주 연고이전 첫해 리그 최하위 성적을 기록하며 많은 우려를 낳았었다.

올해 2년차인 제주는 어느정도 여독에 의한 체력비축의 노하우를 터득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체력적 부담은 여전하다.

이런 체력적 문제가 이번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어느정도 해결될 지도 다음 시즌 성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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